[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4개월 연속 0%대 흐름을 이어갔다. 담뱃값 인상 효과를 빼면 전달에 이어 사실상 마이너스 흐름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2015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월과 견줘서는 변동이 없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대로 떨어진 후 4개월 연속 0%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1999년 7월(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물가 상승률은 올 초 담배 한 갑당 2000원씩 가격이 오른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담뱃값 인상 효과 0.58%포인트를 빼면 사실상 -2%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저물가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제품 가격 하락 때문이다. 지난달 석유류 제품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4%나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을 1.13%포인트 끌어내렸다.
휘발유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7% 하락했고, 경유 21.5%, LPG 자동차용 28.1%, 등유 26.1%, LPG 취사용 18.5% 등 각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이 같은 마이너스 행보를 이어가자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근원물가를 이유로 들며 디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긋는 입장이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 "담뱃값 인상보다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이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2%대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2.1% 상승하면서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 역시 2.3% 상승하며 3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아울러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는 전월보다는 0.1% 상승한 반면,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0.8% 하락했다. 농축수산물도 양호한 재고 여건과, 봄 과일·채소 증가 등으로 전달보다는 2.0%,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0.8% 각각 떨어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대해 "농산물·석유류·도시가스 가격의 하향 안정세 등 공급측 하방 요인이 작용하면서 전년동월대비 0.4% 상승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대 상승률이 유지되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2%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디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그었다.
기재부는 향후 소비자물가 동향에 대해서는 "국제유가는 양호한 수급여건으로 인해 안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이란 핵협상, 예멘 사태 등 지정학적 변동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축수산물 가격도 전반적으로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봄철 가뭄과 수요 증가 등 상승요인도 있다"면서 수요측 상승 압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