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국내 석화업계 최초 중동 진출..EVA 양산 본격화

합성수지 EVA, 듀폰에 이어 세계 2위 등극

입력 : 2015-04-02 오전 11:29:38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왼쪽)와 자밀 그룹의 압둘아지즈 알 자밀 회장.(사진=한화케미칼)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화케미칼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EVA(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 양산에 나선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중동 현지에서 합성수지 생산에 나선 것은 한화케미칼이 처음이다.
 
한화케미칼은 사우디아라비아 IPC가 시범생산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했다고 2일 밝혔다.
 
IPC는 한화케미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석유화학회사인 시프켐과 총 8억달러를 투자해 25 대 75로 합작한 회사다. IPC는 EVA와 LDPE(저밀도폴리에틸렌)를 20만톤 규모로 병행 생산한다.
 
EVA는 태양전지, 전선, 접착제 등에 다용도로 사용되는 합성수지 제품이다. 투명성과 접착력, 내구성이 뛰어나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 기존 제품을 대체할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양산으로 한화케미칼의 EVA 생산능력은 울산과 여수의 16만톤, IPC 15만톤 등 총 31만톤이 된다. 엑손모빌(26만톤)을 제치고 듀폰(40만톤)에 이어 EVA 생산규모 세계 2위로 도약하게 된 것.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국내에서 태양전지 필름, 핫멜트(접착제) 등 고부가가치의 고함량 EVA 제품 생산을 늘려나가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높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신발용 EVA등 범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IPC는 원가구조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 최근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의 감소, 중국 석유화학 제품의 자급률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무엇보다 원가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IPC의 생산설비는 원유를 기초로 한 나프타 기반이 아닌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을 원료로 한다. 현재 나프타 기반의 에틸렌 국제가격은 톤당 950달러 수준(2015년 2월 기준)인데 반해 중동지역의 에탄가스 기반의 에틸렌 가격은 톤당 300달러 이하다.
 
최근 급격한 유가하락으로 인해 에틸렌 국제가도 하향하는 추세임을 고려해도 최소 3분의 1 이상의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한화케미칼 측은 내다보고 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는 "다수의 글로벌 석유화학업체들은 산유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IPC의 상업생산으로 한화그룹의 유화산업이 글로벌 리딩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는 첫 시발점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프로젝트 등 그룹 차원에서 중동지역 투자에 관심이 높다.
 
김창범 대표도 지난 3월 사우디를 방문해 시프켐사의 최대주주인 자밀 그룹의 압둘아지즈 알 자밀 회장과 사우디 상공회의소 압둘라만 알 자밀 의장을 만나 포괄적 업무협조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자밀그룹과 한화케미칼의 지속적인 우호협력은 향후에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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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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