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750억원대 주름치료제 '보톡스(보툴리눔톡신)'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영업 강자인
종근당(185750)과
대웅제약(069620)이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시장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국내사에 밀려 시장에서 참패한 다국적사 제품들은 연이어 시장철수를 선언했다.
7일 업계 내부 자료에 따르면 업계 내부 피부미용에 사용되는 보톡스 제품 시장은 750억원대로 연간 20%대의 성장률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종근당과 손을 잡고 공동영업에 나선 휴젤파마 '보툴렉스'가 22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측된다. 자체개발 제품으로 지난해 상반기 시장에 뛰어든 대웅제약도 선전했다. '나보타'는 지난해 60억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예측된다.
◇휴젤파마 '보툴렉스', 대웅제약 '나보타', 메디톡스 '메디톡신'.(사진제공=각사)
보툴렉스와 나보타의 매출이 급증하자 나머지 제품들은 풍선효과로 매출이 고전했다. 원조인 엘러간 '보톡스'는 100억원대에 그쳤다. 입센 '디스포트'와 멀츠코리아 '제오민'은 20억원대까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강한 영업력과 저가정책을 내세운 업체가 크게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보툴렉스, 메디톡신, 나보타 등 국내사 제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이례적으로 보톡스, 메디톡신, 보툴렉스, 나보타, BTXA, 제오민, 디스포트, 마이아블록 등 전세계 보툴리눔톡신 제제 모두 유통된 만큼 치열한 양상이었다.
국내사의 메디톡신, 보툴렉스, 나보타가 승승장구한 것은 강한 영업력과 저가정책을 내세워 주도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0년 전에 공급가 기준 50만원대에 육박하던 보톡스는 해마다 가격이 떨어져 현재는 최하 5~6만원까지 형성했다. 국내사들이 저가정책을 내세워 경쟁적으로 가격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앞의 관계자는 "보톡스 시장은 가격이 낮은 제품이 살아남는다는 게 흐름"이라며 "원조인 보톡스를 제치고 보툴렉스와 메디톡신이 선전하는 것도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종근당이 유통파트너로 나서며 휴젤파마의 영업력과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라며 "저가정책과 영업력이 승부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반면 나머지 다국적사 제품들은 고전을 거듭했다. 급기야 2013년에 란저우의 BTXA가 시장에서 철수했고, 지난해에는 입센의 디스포트가 국내 유통을 포기했다. 특히 입센은 미용사업부를 접을 만큼 타격을 입었다. 저가정책에 따라 마진이 악화되자 시장 철수까지 내몰린 것으로 보여진다.
시장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엘러간은 영업망에서 밀리자 지난해 환인제약과 판매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휴온스는 보톡스 제제를 자체개발해 2016년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사업부를 신설해 영업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