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美 어닝시즌 개막..低유가·强달러에 먹구름

팩트셋, 1분기 S&P500기업 순익 평균 4.6% 감소 예상

입력 : 2015-04-08 오후 2:30:44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 기업들의 지난 분기 경영 성적표 공개가 임박했다. 이번 어닝시즌은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기대감보다는 우려감이 더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는 장 마감 후 1분기(1~3월) 실적을 공개하며 어닝시즌의 비공식 개막을 알린다.
 
전문가들은 알코아의 1분기 주당 순이익(EPS)이 26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센트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 역시 59억4000만달러로 5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 등의 여파로 실적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은 낮다.
 
특히 에너지주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놓으며 전반적인 성적을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이 어느 정도 예상되고 있는 만큼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예상보다도 더 부진한 결과가 나올 경우 증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3년 만에 실적 감소로 전환될 듯..低유가·强달러 탓
  
1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낮다.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은 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4.6% 줄어들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였던 4.3%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또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로 돌아서는 것은 1% 감소했었던 2012년 3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이어지고 있는 유가 급락이 에너지주들의 실적에 타격을 줘 전반적인 실적부진을 이끌었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락하고 있는 국제 유가의 하락 흐름은 1분기에도 계속 이어졌다. 이 기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6% 하락했다. 
 
유가 하락과 함께 최근 이어지고 있는 달러 강세 역시 실적 둔화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됐다.
 
S&P500 기업 대부분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얻고 있어 환율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는 것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정책에 대한 전망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친 바 있다. 오라클은 "강달러의 역풍으로 매출의 6%가 증발했다"고 밝혔고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달러 강세가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 기상도, 에너지·자본재 '흐림' vs 헬스케어·금융 '선방'
 
업종별로는 전체 10개 업종의 순익 전망이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그중에서도 에너지와 자본재 업종이 특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팩트리서치는 1분기 에너지 업종의 순익 증가율을 기존 29.8% 감소에서 마이너스(-) 64.2%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기업별 전망도 좋지 않다. 엑손모빌의 EPS 전망치는 1.40달러에서 81센트로 하향 조정됐고 코노코필립스의 EPS 전망치 역시 83센트에서 1센트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두번째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으로는 자본재가 꼽혔다. 팩트셋은 지난 1분기 자본재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이  6.1% 감소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역시 12월 말 12.7% 증가를 점쳤던 것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자본재 산업 중에서도 특히 금속 관련 산업과 광업 관련 산업이 부진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종목별로는 프리포트 맥모란의 EPS 전망치가 55센트에서 2센트로 낮아졌고 알레거니테크놀로지의 EPS 전망치도 22센트에서 11센트로 절반으로 떨어졌다. 
 
IT주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12월 말까지만 해도 4.6% 증가가 점쳐졌던 IT주들의 실적 성장률은 -1%로 떨어졌다. 다만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로 성공을 거둔 애플의 경우에는 전년 동기보다 21.6% 늘어난 550억달러의 1분기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인 업종 분위기는 밝지 않다. 
 
반면 헬스케어 업종은 예상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10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헬스케어 주요 6개 산업의 순익이 모두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바이오 테크산업이 35% 증가하고 헬스케어 테크놀로지 산업이 2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1분기 EPS 예상치가 2.2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8달러보다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액타비스의 EPS 역시 3.92달러로 3.49달러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뒤를 이은 금융주 역시 8.3% 순익 증가가 기대되며 헬스케어 주 다음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주당 30센트의 순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치였던 -5센트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환율 조작 등으로 대규모 벌금을 물었던 금융주들이 페널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4년 1분기 순익 증가율 전망치>
 
(자료=팩트셋)
 
◇美 증시..실적에 연타 맞을 수도 
 
최근 뉴욕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시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주간 단위로 지난 1월 마지막 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실적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최근 소비 관련 지표부터 공장 생산 등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일제히 부진하며 미국 경제 성장 약화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3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마저 악화되며 우려감은 더 커지고 있다.  
 
따라서 경제지표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모든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이 증시 상승 동력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이미 컨센서스가 매우 낮기 때문에 뜻밖의 호재들로 증시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아트 호건 원더리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우려감이 지나친 것 같다"며 "이렇게 기대감이 낮을 때 뜻밖의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라고 평가했고 퀸시 크로스비 프루덴셜 파이낸셜 시장 전략가 역시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낮고 시장은 이미 이것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재의 낮은 기대감보다도 더 악화된 실적이 나온다면 미국 증시에 큰 폭의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유가 하락과 그리스 우려감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어 있는 가운데, 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하게 나오면 큰 폭의 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벨 샤이퍼스 인베스트먼트 전략가는 "어닝 시즌을 앞두고 증시에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한 것보다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증시는 즉각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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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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