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자산 투자 원해?.."통화자산 비율 재조정 우선돼야"

외화예금 증가세..달러자산 투자상품 잇단 출시
"환차익보다 자산 리밸런싱 시각으로 접근해야"

입력 : 2015-04-09 오후 3:16:47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한 증권사 간부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달러자산에 투자'라는 글을 올렸다. 투자자에 대한 조언이자 관련 상품으로 차별화된 실적을 내겠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된 달러 직접투자 펀드에는 투자자들의 창구상담이 잇따르는 등 달러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성향에 맞는 달러투자 상품을 고르기에 앞서 주거래 금융기관에서 자산배분 비율을 재설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바구니에 '원화'만 담지 마라"
 
달러 관련 투자상품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초래될 달러 강세 상황을 목표로 한다. 최근 증권사와 은행을 중심으로 관련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달러와 연동된 채권이나 주식관련 상품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개인의 외화예금 잔액은 60억3000만달러로 2월 말보다 1억7000만달러 늘어났다. 이중 달러예금이 80%를 넘는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도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다양한 펀드를 내놓고 있다.
 
◇달러자산투자펀드 유형 및 보수·수수료(자료=각사)
 
주식형펀드인 삼성미국대표주식자2(UH)[주식]A는 시가총액 50억달러 이상의 우량 대형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S&P500지수를 구성하는 업종 대표주에 주로 투자한다.
 
대신자산운용은 혼합형인 대신글로벌트래티지멀티에셋증권자투자신탁2(UH)[주식혼합-재간접]A를 대표적으로 내세웠다. 미국 러셀인베스트먼트 자문을 통해 멀티에셋 투자전략을 사용하며, 글로벌 고배당주 등 인컴형 주식펀드에 투자한다.
 
국내 최초로 외화 직접 투자 펀드도 나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30일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미국채권펀드'는 미국 국채 이외에 회사채로 이자수입을 확대하되, 투자등급 이상의 채권은 선별해 편입한다. 상품에 가입하거나 환매할 때 별도로 환전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가입에는 별도의 제한이 없으며, 100달러(약 10만원)가 기준이다.
 
이보훈 우리은행 WM전략부 차장은 "단순히 강달러를 예상한 환이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자녀가 외국에 유학을 가는 등 어떤 사유로든 앞으로 외화보유 계획이 있는 고객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환오픈형 잠재 리스크 '환변동' 주의
 
달러자산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거래 금융기관과 상의해 우선 원화와 외화에 대한 자산 비율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이사는 "자산을 바라보는 시각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금융기관을 분산시키기보다 신뢰하는 곳에서 통화 자산배분을 리밸런싱해 모든 자산에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달러 상품에 투자할 때는 헤지(Hedge)하지 않는 이상 환손실이 1차적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김승현 이사는 "환헤지를 하는 경우 원화 투자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달러자산 투자란 결국 환오픈형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해외 통화인 만큼 환변동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로 인한 손실 리스크보다 이익 가능성이 크고, 환 리스크에서 달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면 글로벌 달러가 강세일 수 있지만 원화가 무조건 약세는 아닐 수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IB들은 유동성이 부족한 채권을 중심으로 비중을 줄이고 있는 시점"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조영미 NH투자증권 강남대로WMC PB팀장은 "고객들이 해외 상품이나 주식 직접 투자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달러자산에 국한되지는 않은 만큼 아직 달러강세 전망에 따른 자산 편입을 위주로 고객 응대를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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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