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대중교통 요금이 오르면서 가계부채, 저임금에 치인 서민 고통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서울시는 6월말 버스·지하철 요금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1050원인 지하철, 버스 요금을 각각 지하철 1250원(200원 인상)·버스 1200원(150원 인상) 올리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요금이 200원 오르면 지하철로 주5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한 달 교통비 지출이 약 8000~9000원 늘어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배우자나 자녀가 있을 경우 지출은 몇 배로 늘어난다.
최승섭 경제실천연합 도시계획센터 부장은 “가계 부채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 교통 요금이 오르면 서민 삶은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계 대출 증가는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국내은행의 대출채권과 연체율 현황’에 2월말 가계대출은 522조원이었다. 전월보다 3조4000억원 늘어났다. 1월 증가폭(4000억원)보다 3조원이 크고 2월 가계대출 증가액으로 보면 2002년 5조8000억원 이후 13년만에 최고치다.
대출이 늘면서 부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한계가구 분석’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소득 1분위 가구 중 채무상환비율(DSR) 40% 넘는 고위험군은 28.6%였다.
DSR은 소득에서 빚의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사용하는 돈의 비율이다. 저소득 4가구 중 1가구는 100만원을 벌어서 40만원을 빚 갚는데 사용한다는 뜻이다.
전체 가구 중 고위험군은 19.4%(234만 가구)였다. 전년 14.2%에서 5.2%포인트(약 78만가구)가 증가했다. 부채 상환 부담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임금이 낮은 임시직들이 체감하는 고통도 클 것으로 우려된다. 알바천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르바이트생의 평균 월급은 64만2479원이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월 임시·일용직 월평균 임금은 146만6000원이었다.
알바연대 관계자는 “대중교통 적자를 요금 인상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승섭 부장은 "적자가 발생한다는 회사 측 주장만을 듣고 요금인상을 추진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 부장은 "운송 원가 등을 먼저 조사해서 회사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검증해야 한다"며 "대중교통 회사들은 공공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감시와 공증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버스를 타고 있다.ⓒ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