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착한분양가,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5%와 같은 청약 혜택은 이제 옛말이 됐다. 건설사들이 분양시장 호황을 틈타 분양가를 올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그동안 당연시 돼 오던 중도금 무이자 혜택까지 제공하기 않기 시작했다. 통상 10% 수준인 계약금을 20%나 받는 곳도 생겼다.
분양 조건이 청약자에게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지만 1순위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의 무게 중심추가 청약자에서 건설사로 완전히 넘어간 모양세다.
대우건설(047040)은 지난주 동탄2신도시 푸르지오2차에 대한 청약접수를 받았다. 통상 분양 아파트의 계약금이 10%인데 반해 이 아파트는 계약금 비율을 20%로 올렸다.
지난해 초까지 청약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여준다는 이유로 계약금이 5%까지 내렸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수도권 신도시 중 최고 청약률을 다투는 동탄2신도시에서 조차 지난 1월 호반건설은 '계약금 5+5% 분납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계약금을 20%로 올리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도 없었지만 동탄2신도시 대우푸르지오2차는 58.4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567가구 모집에 총 3만3194명이 접수했다.
분양시장에 유행처럼 번졌던 착한분양가는 자취를 감췄다. 수도권 분양시장 침체기 청약자를 유인하기 위해 분양가 인하 경쟁이 펼쳐졌지만, 최근 건설사들은 과열 분위기를 이용해저마다 앞다퉈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3차를 분양했다. 84㎡의 경우 3차단지는 4억8600만원~5억1700만원에 공급된다. 지난해 분양한 2차단지 같은 평형의 공급가 4억6800만원~4억8500만원보다 비싸다. 2차 최고가가 3차의 최저가보다 낮다.
2차보다 저렴하게 대지를 공급받았지만 건설사 수익과 직결되는 건축비를 40%나 올리며 분양가를 인상했다.
지난해 분양한 포스코건설의 하남 미사강변 리버포레는 전용 98㎡형의 분양가(기준층)는 4억7840만원~4억9360만원이었지만,
GS건설(006360)이 공급한 미사강변 리버뷰자이는 5억80만원~5억620만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분양가가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 청약률은 더 높아졌다. 리버포레가 평균경쟁률 1.7대 1로 3순위에서 겨우 마감된데 반해 리버뷰자이는 23.8대1로 1순위 마감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초과 수요가 발생하며 공급자인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면서 "과거 시세보다 미래 기대감이 반영정도가 큰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청약혜택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더라도 청약률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