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판매량이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매출 역시 크게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매출 10조원을 벌어들이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20일 국내 수입차 업체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4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총 2조661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매출액인 2조1532억원 대비 10.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현대차(005380)(18조293억원)와
기아차(000270)(9조3112억원)에 이어 처음으로 국내 자동차 매출액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완성차 3위 업체인 한국지엠(2조5026억원)의 매출액보다도 1600억원 가량 높았다.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차지한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매출도 모두 2조원을 돌파했다. 이 두 업체는 국내에서 각각 2조2999억원과 2조204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르노삼성(2조1250억원)과
쌍용차(003620)(1조9626억원)의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의 매출은 지난 2013년 각각 1조9067억원, 1조3605억원으로 올해 처음 '2조원 클럽'에 가입한 셈이다. 지난해 매출 순위도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절대적인 '톱3'를 누리고 있는 독일 자동차 브랜드 3사가 국내 완성차 업체의 매출 순위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면서 한국지엠은 4위,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각각 7위와 8위로 밀려났다.
독일3사 외에도 수입차 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4739억원으로 전년(3367억원) 대비 16.9% 증가했으며, 지난해 1월 한국 법인을 설립·출범한 포르쉐코리아도 첫 해에 무려 28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지프)코리아는 전년(1819억원) 대비 15.3% 증가한 2479억원을, 한불모터스(푸조·시트로엥)는 전년(1109억원) 대비 9.1% 늘어난 1332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볼보자동차코리아(1228억원)와 한국토요타, 한국닛산, 혼다코리아 등의 일본 업체들의 매출까지 모두 합치면 수입차 업체들이 지난해 국내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10조원에 달한다.
더욱이 수입차의 대당 평균판매마진은 국산차 보다 높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위태롭다. 수입차는 국산차 보다 판매량 대비 매출과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19만6359대로, 기아차의 국내 판매(46만5200대)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매출은 기아차보다 많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들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과 점유율은 물론 매출까지 국산차를 추월하고 있다"며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비싸지만, 다양한 라인업과 혜택으로 당분간 국내에서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