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외형 1200억 줄어…경영 '빨간불'

"유통방식 변화로 도매 물량 단숨에 빠져"

입력 : 2015-04-21 오후 5:58:09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SK케미칼(006120) 제약사업 부문의 영업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웬만한 중소제약사 규모인 1200억원가량 매출이 단숨에 증발했다. 수익성도 하락했다.
 
21일 SK케미칼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매출액은 3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했다. 1년만에 매출이 약 1200억원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26억원으로 전년비 92.9% 급감했다.
 
매출 감소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주력품목인 '가디실'의 실적이 급감했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유통 재고를 조정한 것도 요인"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이 판매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 가디실은 지난해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매출이 200억원 이상 급감했다. 
 
유통 재고 정리에 대해선 의아하다는 시각이 다수다. 1000억원 정도면 재고 정리 규모가 이례적으로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단순 재고 정리로는 나오기 힘든 규모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케미칼은 도매에 물량을 많이 풀고 영업 회사"라며 "그동안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 도매에 계속 물량을 밀어넣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량이 도매에 과도하게 쌓이자 이번에 과감하게 도매 물량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유통망 변경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케미칼은 기존에 도매업체를 통한 유통에서 총판 영업 방식으로 변경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총판은 일종의 아웃소싱 판매대행사다. 도매는 유통만 담당했다면 총판은 유통과 영업을 동시하는 맡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도매로 유통되던 물량이 단숨에 줄어 들었다는 분석이다. SK케미칼의 도매 물량은 600억원 이상으로 알려진다.
 
SK케미칼은 지난해 말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결국 총판 영업은 지난해 실시한 인력감축에 따른 영업 아웃소싱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SK케미칼이 도매 영업에서 일부 전담 총판 영업으로 전향하고 있다"며 "유통방식의 변화로 도매 재고가 한번에 빠지면서 매출이 줄어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기업 계열 제약사 중에서 CJ헬스케어는 지난해 3298억원(분사에 따른 4~12월 집계)매출을 기록했다. LG생명과학의 지난해 매출은 4255억원으로 전년비 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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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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