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사업 영역을 비제약부분으로 확대하고 있다. 의약품 산업의 규제가 점점 심해지자 사업 다각화로 해법을 모색하려는 의도적인 외도다. 비제약 분야로의 사업 확대는 오너의 선호도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일부에선 기존 의약품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떨어져 오히려 경영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비의약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크게 늘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의약품과 연관된 음료·화장품·건강기능식품 등을 신수종사업으로 택했다. 이와 달리 의약품과는 거리가 먼 독특한 사업을 진행하는 제약사도 있다.
경동제약(011040)은 버즈런이란 스포츠용품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버즈런은 스키, 스노우보드, 골프, 인라인, 배드민턴, 수영 등을 상품군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이중 겨울 스포츠용품이 6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성제약(002210)은 염모제에서 성공한 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구 제조업까지 이종사업을 확대했다. 기존 제품과는 다르게 독자적인 기술을 이용해 밴딩형(반지 형태) LED를 개발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개발 초기 단계에서 매출은 미미한 실정이다.
명문제약(017180)은 퍼브릭(대중)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골프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골프장 경영에 착수했다는 전언이다. 매출은 지난해 40억원 정도다.
JW중외제약(001060)은 부동산 매매 및 임대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기존 화성 공장을 당진으로 이전하면서 화성의 지부를 외부 기업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공시상 임대수익은 9억원 정도다.
대한뉴팜(054670)은 카자흐스탄 소재의 해외 유전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관련 업체 관계자는 "의약품 산업의 정책 리스크가 커지자 사업 다각화를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이색사업을 선택한 것은 사장이 해당 분야에 관심이 높아서다"고 말했다.
반면 이색사업을 추진하다가 접은 제약사들도 상당수다. 일부 업체들은 의류업, 사료 제조업 등에 신사업으로 검토했다가 보류를 결정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색사업을 해서 성공한 케이스가 드물고 상당수는 검토단계에 머물거나 실패했다"며 "경영상의 공통점이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무턱대고 일을 진행했을 땐 오히려 경영에 악화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