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일반 펀드에 비해 탄력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데 반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ETF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일반투자자들이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통해 종목코드를 입력하면 거래가 가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ETF가 인덱스펀드로서 특정 자산을 투자하는 효과가 있는데다 일반 펀드에 비해 보수가 4분의 1수준이어서 돈이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여기에 국내증시 상승탄력 둔화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눈이 해외로 이동하는 추세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 ETF · ETN 테마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 뉴시스
국내 상장된 해외 ETF투자의 장점은 편의성이다. 보수는 평균 0.5% 수준으로 펀드에 비해 낮은 편이며 일반 주식매도시 부과되는 거래세(0.3%)도 면제된다. 또한 환매수수료 없이 HTS상에서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고 환전하지 않고도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의 시장을 한국에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투자국가와의 거래 시간 차이로 오차가 있을 수 있고 거래량이 100주도 안되는 경우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해외펀드여서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 과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은 꺼리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투자자가 모이는 미국 ETF 시장은 2조 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ETF 시장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규모이며 코스피 시가총액의 2.5배 수준이다.자산종류도 미국 ETF 1663개 중 투자 대상이 중복되는 ETF를 제외하면 약 300개에 달한다. 주식·채권·원자재부터 미국 소형주, 중국 인터넷주까지 다양해 사실상 세계 대부분의 자산에 투자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자산가들이 해외 ETF에 직접투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절세다. 미국 ETF는 해외 상장 주식이므로 수익이 나도 분리과세 금융소득으로 분류된다.금융 소득 종합과세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자산가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여의도 증권사의 PB는 "미국 ETF 두 종목에 투자했는데 한 종목은 손실이 나고 또 다른 종목은 수익이 났다면 1년간 두 종목의 손실을 합산해 과세표준이 한번 결정된다"며 "국내 ETF에 투자할 때는 누릴 수 없는 혜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ETF에 투자해 거둔 수익에는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다만, 1년간 수익의 250만 원까지는 면세된다.
전문가들은 ETF선택시 유의할 점으로 총보수가 낮고 ‘매수-매도 호가 차이인 스프레드가 작은게 좋다고 조언했다. 유동성이 풍부할수록 스프레드가 좁은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원하는 가격에 매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또 하나 체크할 부분은 추적 오차다. 추적 오차는 해당 지수나 자산을 추종하는 운용사의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가능하면 추적 오차가 작은 ETF를 골라야 한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