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의 1분기 실적.
OCI가 폴리실리콘과 화학사업의 부진에도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액정화면장치(LCD) 패널 수요 증가로 특수가스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덕이다.
OCI(010060)는 29일 1분기 매출액 7755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60% 급감한 130억원으로 집계됐다. OCI의 1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230억원으로 추정한 시장 컨센서스를 50억원 이상 웃돌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특수가스와 폴리실리콘 부문이 속한 베이직 케미칼은 매출액 5890억원, 영업이익 5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2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급증의 원동력은 OCI의 자회사이자 특수가스 사업을 담당하는 OCI머티리얼즈의 선전으로 압축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OCI머티리얼즈는 1분기 2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895%나 증가한 규모다. 올 1분기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부문이 다른 사업부문의 부진을 만회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이우현 OCI 사장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와 LCD 패널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특수가스 공급 증가 속도가 더디다"면서 "이 같은 수급불균형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폴리실리콘 부문은 판매량 증가에도 수익성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판매량은 11% 늘었지만, 평균 판매단가(ASP)는 11% 하락했다. 중국 태양광 제조사들의 재고자산 처분이 집중된 데다가 유로화 약세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이로 인해 베이직 케미칼 사업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년 동기 대비 3%포인트 감소하는 등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는 원재료인 국제유가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째 적자를 기록했다. 석탄 기반인 탓에 유가하락에 따른 원재료비 감소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OCI는 폴리실리콘,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부문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디보틀레킹(생산효율화를 통한 생산량 증대)을 진행한 폴리실리콘 부문은 이달 중순부터 상업생산을 본격화 했다. 이로 인해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산 총 5만2000톤 규모로 기존 대비 1만톤 늘었다. 전체 생산원가는 킬로그램(kg)당 2달러 낮아져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생산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OCI는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 태양광발전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중 중국 시조우시에 2.5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분산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중국은 지난해 10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시조우 발전소는 규모는 작지만, 현지 진출의 초석을 다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부문은 원재료비 부담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국제유가가 반등세로 전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한두달 전 구입한 원자재를 투입, 원가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