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발기부전…혹시 남성갱년기?

중년남성 20~30% 유병 추정…호르몬 보충요법으로 치료

입력 : 2015-05-12 오후 6:42:40
갱년기 하면 중년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여기곤 한다. 하지만 남성도 갱년기를 겪는다. 만성피로, 무기력, 성욕감퇴, 우울증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남성호르몬 요법을 통해서 쉽게 호전시킬 수 있다. 중년남성에게도 낯선 남성갱년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대한남성과학회에 따르면 남성갱년기의 발생 빈도는 20~30% 정도로 추정된다. 40~70대 남성 인구 1230만여명을 감안하면, 370~630만여명이 갱년기를 겪는 셈이다. 연령별로는 40대 24%, 50대와 60대 각 28%, 70대 이상 44% 정도였다.
 
하지만 남성갱년기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승욱 대한남성과학회 정보이사(한양대구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남성갱년기 환자는 상당히 많지만 병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적다"며 "성기능 장애 등 다른 질병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남성갱년기를 진단받는 경우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만성피로, 무기력, 성욕감퇴, 감정기복 등의 증상이 있다면 남성갱년기를 의심해봐야 한다.(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뉴시스
이는 남성갱년기에 대한 홍보와 인식 부족 때문으로 보여진다. 많은 중년남성들은 무기력감, 기억력 감퇴, 불면증 등의 증상을 스트레스나 노화 탓으로 여기고 쉽게 간과한다. 여성갱년기와 다르게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성욕감소나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는 남성갱년기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의욕 저하, 불안, 우울, 만성피로, 골다공증, 골밀도와 근력 감소, 피부변화 등의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치료는 남성호르몬 투여가 일반적이다. 남성갱년기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30대 초반에 정점에 도달한 다음 이후부터는 연간 약 0.8~1.3%가 감소된다. 40대부터 남성갱년기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남성호르몬의 수치를 측정해야 한다. 진단은 오전에 남성호르몬의 반복 측정을 통해서 진행된다. 대체로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8~12nmol/L이하(231ng/dl~346ng/dl)일 때 남성갱년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남성갱년기 치료는 호르몬 보충요법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호르몬 보충요법은 크게 단기와 장기로 나뉜다. 이들 치료제는 테스토스테론의 농도 유지가 목표다.
 
단기 치료제는 먹는 경구제(알약), 바르는 젤, 붙이는 패치가 있으며, 초기 진료에 많이 쓰인다. 단기 치료제는 투여가 가장 간편하고 가격이 가장 저렴해 많이 이용된다. 이상 반응이 있을 때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매일 먹어야 해 복용편의성이 낮다는 불편함이 있다. 패치제는 피부 자극이 발생할 수 있고, 젤은 타인과 접촉으로 전파의 위험도 있다.
 
장기 치료제는 주사제다. 제형에 따라 2~3주 또는 10~12주가 있다. 약물 작용 시간이 길어 치료의 편리성이 이점이다. 주사제의 경우 투여 후 초기에 생리적 혈중 농도 이상으로 상승하고 이후 농도가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승욱 이사는 "환자의 선호도와 상태에 따라서 치료제를 선택한다"며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정상화되면 성욕저하 증상과 성기능이 개선되고, 우울감, 무기력함 등의 심리적 증상이 회복된다. 약물 투여 후에는 주기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확인이 권장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생리적 혈중 농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테스테스테론 보충요법뿐만 아니라 운동, 식사 조절, 등 생활습관의 교정요법도 필수적이다. 남성갱년기의 원인은 호르몬 감소뿐만 아니라 생활습관도 영향을 준다. 남성갱년기를 예방을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이 좋다. 일주일에 30분씩 3회 이상 운동하기를 권장한다. 비만,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는 남성갱년기의 발병률을 높인다. 
 
당뇨가 있는 비만환자는 남성호르몬 수치가 더 낮아 남성갱년기의 발생 위험이 높다. 따라서 당뇨와 비만을 함께 겪고 있다면 남성호르몬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남성갱년기를 가볍게 보지 말고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승욱 이사는 "남성갱년기를 방치하면 우울증, 골다공증, 성기능 장애 등 여러가지 질환으로 파생될 우려가 있다"며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 자세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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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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