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으로 다가온 영국 총선에서 '경제 살리기'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구도에서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를 변수는 결국 경제여건 개선 여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제정당이라는 면모를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쪽이 이번 총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집권 보수당은 노동당에 1%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근소한 차이로 노동당이 앞서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더딘 경제회복에 대한 책임론이 일면서 선거 막판 노동당이 불리해지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영국의 지난 1분기 GDP는 0.3%를 기록해 2012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
선거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이 같은 부진한 수치는 노동당에게 큰 약점이 될 수 밖에 없을 터. 이에 노동당은 경제 개선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막판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노동당은 재정적자 축소, 강력한 경제 기반 형성, 노동자 가정을 위한 삶의 질 향상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것에 대한 보수당에 책임을 물으며 맹공에 나섰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보수당이 경제정책 성공의 근거로 내세우는 실업률은 떨어졌을지 몰라도 영국인의 실질적인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경제 회복은 체감되지 않은 딴 곳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보수당 '세금 동결'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꺼내 들며 노동당 공격에 맞서고 있다. 더딘 경제회복으로 팍팍한 살림살이에 시달리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의 민심을 달래겠다는 작전이다.
◇카메론 보수당 당수가 영국 런던 시내에서 선거운동을 벌이는 모습.(사진=로이터통신)
카메론 보수당 당수는 "향후 5년간 소득세, 부가가치세는 물론 국민보험 등 준조세까지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노동당이 일하는 가구에 지원하는 세금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동당으로 향하는 표심을 끌어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공약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긴축을 강조했던 보수당도 복지 확대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부가가치세와 국민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공약과 함께 현재 6.7파운드인 최저임금을 오는 2019년까지 8파운드로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FT는 "이번 영국 총선은 역사상 가장 예상하기 어려운 선거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경제회복에 대한 강한 믿음을 주는 쪽이 이번 총선의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