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30대 그룹의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2년 새 15%나 증가해 3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 포스코, 현대, 현대차 등 12개 그룹이 비업무용 부동산 투자를 늘렸고 GS, CJ 등 16개 그룹은 줄였다.
6일 CEO스코어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0대 그룹 278개 계열사의 비업무용부동산 장부가액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12년 27조6100억원에서 지난해 31조6500억원으로 2년 새 4조400억원(14.6%)이 증가했다.
30대 그룹이 재테크 수단으로 여전히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년 간 비업무용부동산 투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2012년 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5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28.0%) 증가했다.
삼성그룹의 비업무용부동산 투자액 대부분은 삼성생명보험 차지였다. 삼성생명은 초저금리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5800억원과 7500억원을 들여 영국과 중국 소재 빌딩을 매입하며 부동산 대체투자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2위는 포스코그룹으로 8000억원에서 2조원(140.8%)으로 2배 이상 늘었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비업무용부동산 장부가액이 5000억원 이상씩 증가했다.
이어 현대(5400억원, 329.6%), 현대자동차(4900억원, 67.4%), 미래에셋(4500억원, 25.3%) 등이 4000억원 이상 증가하며 3~5위를 차지했다.
그 외 KCC(2600억원, 222.5%), 두산(1500억원, 17.9%), 현대중공업(1500억원, 39.6%), 롯데(1300억원, 6.2%), OCI(1200억원, 86.8%), 대림(1200억원, 99.4%) 등도 최근 2년 새 비업무용부동산 투자를 1000억원 이상 늘렸고, 효성도 400억원이 증가했다.
이들 12개 그룹 중 미래에셋(-64.8%), 현대(-36.5%), KCC(-19.5%), 대림(-15.5%), 현대중공업(-2.3%) 등 5개 그룹은 업무용 토지자산 장부가액이 줄어 대조를 이뤘다.
한편, GS는 비업무용부동산 장부가액이 1조700억원에서 8500억원으로 2200억원(-20.5%)이 줄어 감소액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CJ(1700억원, 23.1%), 한진(1500억원, 31.7%), 신세계(1400억원, 20.8%), 한화(1200억원, 3.3%) 등이 1000억원 이상씩 줄였다.
30대 그룹 중 비업무용부동산 장부가액이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으로, 지난해 말 기준 7조5400억원에 달했다. 이는 30대 그룹 전체 비업무용부동산 투자액의 23.8%에 달하는 규모로, 2위인 한화그룹(3조5000억원)보다 배 이상 많다.
롯데(2조3000억원), 미래에셋(2조2500억원), 포스코(2조원) 등은 2조원 이상으로 뒤를 이었고, 동부(1조7000억원), LS(1조3000억원), 현대차(1조2000억원), KT(1조1000억원) 등도 1조원 이상이었다.
에쓰-오일은 비업무용부동산 투자가 전무했고, 대우조선해양은 100억 원대로 미미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