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대형은행 UBS가 1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깜작실적을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UBS는 1분기 순익이 19억8000만(약 2조2800억원)프랑으로 전년대비 88% 급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 11억프랑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로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자산관리 사업 분야에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기존 고객들이 그대로 유지되는 동시에 새로운 고객유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고객층의 대부분은 아시아계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건전성의 핵심 척도인 자기자본비율도 지난해 말 13.4%에서 13.7%로 높아졌다.
시장에서도 UBS의 이번 호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을 쏟아냈다.
노무라의 존 피스 애널리스트는 "자본비율도 양호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투자와 높은 배당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 적정성도 매력적인 상태"라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의 키너 라카니 애널리스트도 "이번 1분기 깜짝실적은 그동안 비용절감에 대한 효과가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UBS 측은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고 IB(투자은행)부문을 슬림화한 것이 호실적을 내는데 주요했다고 분석했다.
UBS의 세르지오 에모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상당히 좋게 나왔다"며 "우리의 사업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결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재편하고 조정한 것에 대한 효과가 일찍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러가지 영업환경을 고려했을 때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1분기 실적만 보고 강한 흐름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기에는 아직은 어려운 상태"라고 언급했다.
톰 나라틸 UBS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스위스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구현하면서 사실상 스위스 대다수 은행들의 실적 기대감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산관리 사업은 여전히 지난 1월 스위스 중앙은행이 프랑화 페그제를 폐지한데 따른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진단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