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조치 등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근본적인 장벽 위에는 남북이 당장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도 쌓여가고 있다.
당면한 최대 난제 중 하나는 개성공단 임금 갈등이다. 이 문제는 북한이 지난해 개성공단 노동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한 뒤 올 3월부터 북측 노동자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일부 기업들은 우리 정부의 지침에 따라 기존 기준대로 임금을 지급하면서, 북측이 정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임금과의 차액은 ‘향후 연체료를 지급한다’고 확인하는 담보서를 제출한 상태다. 갈등이 풀리기를 기다리며 3월 임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 그러나 남북 당국간 협의는 제자리걸음이어서 이대로 가다가는 큰 갈등으로 번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사안이다.
국민 4명이 북한에 억류된 문제도 남북관계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북한에는 최근 붙잡혀 불법 입국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미국 뉴욕대 학생 주원문 씨, 2013년 10월 붙잡힌 김정욱 선교사, 북한이 올해 3월 남측이 보낸 ‘간첩’이라며 공개한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 등 총 4명의 국민이 억류되어 있다. 북한은 ‘불법 입국자를 법에 따라 조사하고 처리하는 것일 뿐’이라며 송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남북의 정치·군사적 신뢰가 회복되어야 풀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서도 정부가 각 사안에 적극성을 발휘하고, 남북관계에서 잠깐씩 나타나는 호재를 활용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대중평화센터 이희호 이사장의 방북, 6·15 남북 공동행사, 세계 여성 평화운동가들의 비무장지대(DMZ) 도보 횡단 행사 등 기회를 살려 당면 난제들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광복 70돌, 6.15 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남측 준비위원회’ 이윤배 상임대표가 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북한 그리고 해외 측과 중국 심양에서 가진 대표자회의 공동 보도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