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수혜자중 억대 연봉자와 6억원 이상 주택보유자 등 고소득층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이상의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세금을 투입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가 안심전환대출 취급건 중 31조2000억원(32만건)을 분석한 결과 수혜자 중 5.1%가 1억원 이상 연소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물로 삼은 주택 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는 대상자도 4.7%를 차지했다.
안심전환대출 대상자의 소득별 비중. 자료/금융위원회
연소득이 5억4000만원인 40대 차주가 6억2500만원짜리 주택을 사기위해 받았던 3억원의 대출을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사례도 있었다.
안심전환대출은 고금리·변동금리 대출을 저금리·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정부는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해 지난 3월말부터 두차례에 걸쳐 시중은행을 통해 안심전환대출을 판매한 바 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로 서민의 가계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취지를 밝혔지만 세금으로 상당수 고소득자나 고액 주택 소유자들에게 혜택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안심전환대출은 가계부채 안정시책으로 특정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은 아니었다"며 "대상을 저소득층에 한정할 경우 당초 목표한 정책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기존 주금공의 정책자금처럼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대출금 5억원 이하로 기준을 정했기 때문에 일부 고소득자들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용자의 평균 소득은 4000만원, 연소득 6000만원 이하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데다 평균 담보가액도 2억9000만원으로 중산층 이하의 대출구조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세금으로 중산층을 지원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심전환대출은 주금공이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해 대출재원을 조달하는 구조로 정부재원이 직접 소요되지 않는다"며 "주금공의 MBS 발행을 위해서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자본금을 출자한다"고 말했다.
한편, 1,2차 안심전환대출 신청 규모는 모두 33조9000억원으로 이중 93.5%인 31조7000억원만이 실제로 실행됐다. 나머지는 신청자 스스로 포기하거나 자격요건이 안돼 탈락한 경우 등이다.
평균 대출금은 9800만원으로 1억원 이하의 대출이 64.3%를 차지했다. 신용등급 1~3등급이 전체의 80% 정도였고,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전체 대출의 절반 이상이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