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가 의료·바이오 산업단지 조성을 계획 중인 개포동 구룡마을 전경. 사진/뉴스1
서울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 정책이 내부 경쟁자를 만났다.
강남구는 지난 11일 강남구 개포동 판자촌인 구룡마을 부지 26만6304㎡ 중 1만678㎡에 의료·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한달 전 서울시는 동대문구 홍릉을 바이오·의료 연구개발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을 바이오·의료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바이오·의료 기업과 해외 연구소 등을 회기로에 유치해 연구개발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강남구는 구룡마을 개발을 2020년 12월까지 끝낸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회기로 연구개발 거리 조성을 2017년부터 중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때문에비슷한 시기에 서울 두 곳에서 치열한 바이오·의료 기업 유치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와 강남구가 모두 의료·바이오 산업에 발벗고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이오·의료 사업은 국제적으로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2008년 기준 4조7000억달러로 자동차 1조6000억달러보다 3배 이상 컸다.
다른 지자체들도 바이오·의료 산업 유치에 나선 곳들이 적지 않다. 충청북도 오송, 인천, 경기도, 대전, 강원도 원주, 대구가 의료·바이오 단지를 조성했다.
서울시는 다른 지자체들보다 우수 연구인력을 영입하기 쉽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 부분에서 강남구가 홍릉보다 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강남구 측은 "SH공사가 약 2년 동안 사업성 등을 분석해서 구룡마을 부지에 의료단지 조성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남구측의 요구가 제안서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2010년 언론 인터뷰에서도 "구룡마에 글로벌 헬스케어단지 사업 개발 제안을 받아 놓은 상태"라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의료단지 담당자는 "홍릉과 강남구는 의료 인프라가 좋기 때문에 두 곳에서 의료 단지가 조성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담당자는 "아직까지 강남구 의료 단지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며 "두 지역이 중복되지 않고 시너지를 만들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