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31)는 올 여름휴가를 앞두고 수영복을 새로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에 접속했다. 하지만 이내 혼란스러워진 A씨. 같은 백화점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 똑같은 제품이 4~5개씩 노출된데다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어떻게 같은 백화점에서 파는 옷가격이 다를 수 있었을까.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국내 대형 백화점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백화점 온라인몰의 제품가격이 같은 쇼핑몰 내에서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화점 판매제품을 집에서 보다 손쉽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백화점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같은 사이트에서 오히려 더 비싸게 구매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상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SSG닷컴과 롯데백화점의 롯데닷컴 등이 판매 중인 상품들은 동일한 상품임에도 판매 페이지가 중복돼 노출 중이며, 가격 또한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에서 엘르의 남성용 비치 트렁크 수영복을 검색하니 동일 모델임에도 2만8198원부터 3만5550원까지 가격이 서로 달랐다. 모두 신세계백화점 판매 제품이다. 가장 저렴한 상품과 비싼상품의 가격차는 7352원, 제품가격의 25%가 넘는다.

 

또 다른 백화점 기반 온라인몰인 롯데닷컴도 마찬가지. 나이키 다운시프터 운동화를 제품 모델명으로 검색하니 동일한 혜택을 제공받고도 제품 판매 페이지에 따라 7만6500~5만6880원으로 가격차이가 2만원(35%)에 육박했다. 무이자 5개월과 무료배송 혜택도 동일하며, 노출된 제품 모두 '롯데백화점' 판매상품임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붙어있다. '백화점을 인터넷으로'라는 슬로건이 무색하다.

 

이에 대해 롯데닷컴은 정상가격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프로모션 차원에서 일부 품목의 할인을 일시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제품가격은 각 지점 해당 브랜드에 권한을 위임한다"며 "브랜드마다 지점별 재고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브랜드 지점 관할 매니저가 자체적인 비용을 들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롯데닷컴이 직접 소싱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롯데백화점이 소싱한 상품을 위탁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결정권은 롯데닷컴이 아닌 각 백화점 지점에 주어진다"고 밝혔다.

 

각 지점이 제품가격을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온라인몰이 직접 제품가격에 관여할 수 없다는 해명이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백화점 판매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때 각 지점마다 판매가격을 강제로 통일시킬 수가 없다"며 "소비자들에게 가격정보를 모두 공개하기 위해 제품명으로 검색시 판매 매장별로 제품과 가격을 모두 노출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SG닷컴의 경우 판매채널에 따라 제품번호 체계가 제각각 달라 단순한 검색만으로는 가격비교가 어려운 경우도 존재했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