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황교안(58·사시23회) 법무부 장관을 내정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이완구 전 총리가 사의를 표한 지난 달 21일 이후 한 달 만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장관으로 직무를 수행해 오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고 황 내정자를 소개했다.
김 홍보수석은 “지금 우리의 현실은 경제 재도약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과거부터 지속되어 온 부정과 비리, 부패를 척결하고 정치개혁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황 내정자는) 조용하면서도 철저하고 단호한 업무스타일로 국정을 수행하는데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과 난관을 해결하는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경기고등학교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황 국무총리 내정자는 대표적인 공안통 검사로 노동·국보법·집시법 해설서를 저술해 ‘미스터(Mr.) 국보법’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현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결정 등 주요 국면마다 활약했고, 박 대통령과 코드가 가장 잘 맞는 각료로 분류된다.
특히 황 내정자는 이미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경험이 있고 검찰 출신으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정치개혁과 부패척결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공식발표 직후 황 내정자는 과천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시기에 부족한 제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무총리로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이루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민화합과 사회통합을 이루고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일 등 국민 여러분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 후보자의 총리지명 소식에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박 대통령의 부정부패 척결의지를 충실히 잘 수행할 사람으로서 아주 잘 된 인사”라고 호평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정말 큰 실망이다. 야당과 다수 국민의 바람을 짓밟는 독선적인 인사”라며 향후 순탄치 않은 인사청문회를 예고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1일 지명됐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