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 가구는 월평균 452만을 벌어 35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비지출은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처분 가능한 소득 중 얼마만큼 소비했는지를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오히려 하락했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가계소비도 움츠려든 모습이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5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1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2.0% 증가했다.
(자료=통계청)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취업자 증가와 임금상승 등에 힘입어 근로소득이 전년동기대비 3.8% 늘었고, 기초연금 등으로 이전소득이 10.4% 증가한데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265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계지출 중 실질적으로 쓴 소비지출은 오히려 1년 전보다 0.6% 감소해 가계소비가 여전히 꽁꽁 얼어있음을 보여줬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4.4%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2분기 3.1% ▲2014년 3분기 3.3%로 3%대로 내려왔다. 이후 ▲2014년 4분기 0.9%로 뚝 떨어진 뒤 지난 1분기에는 0.0%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유가하락에 따른 지출부담이 줄어들어 증가폭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1분기 소비지출은 유가하락과 이동전화기기, 의류에 대한 소비가 줄면서 교통(-4.5%), 통신(-8.4%), 의류신발(-5.3%) 등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에 월세 지출과 외식, 의약품 등의 소비가 늘면서 주거수도광열(3.8%), 음식숙박(3.8%), 보건(4.0%) 등은 증가했다.
처분 가능한 소득 중 얼마만큼 소비했는지를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72.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가계소비도 움츠려든 모습이다.
세금이나 연금, 보험, 이자비용 등으로 나가는 비소비지출은 1분기 월평균 84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취업자와 사회보험 가입자가 늘고, 보험료 인상 등으로 경상조세가 증가하고 사회보험 및 연금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하락으로 이자비용은 줄었다.
아울러 1분기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66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가계 흑자액은 101만5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6% 늘었다. 흑자율도 27.7%로 전년동기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전 분위의 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소득 증가율은 1분위(7.6%)가 가장 높았다. 반면에 3분위(2.1%)와 4분위(2.0%)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소비지출은 1분위, 5분위는 증가한 반면, 2~4분위는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완만한 경기개선 흐름에 따라 가계소득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득분배 지표도 전반적인 개선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4월 신용카드 국내승인액, 유류 판매량 증가 등을 감안할 때 가계 소비지출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