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집값이 크게 증가하면서 자녀가 결혼할 때 부모가 상속 대신 결혼 비용을 지원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전세 값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아 지면서 이런 세태는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10대는 물론 20~30대도 결국 부모님의 자금에 의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부모세대들도 이같은 현실을 생각해 상속에 앞서 결혼 비용 지원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마련을 현실적으로 고심한 40대 부모들은 향후 자녀의 결혼비용에 대해 다른 연령대보다 더 지원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깊게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가 남녀 500명씩 10대부터 60세 이상까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자녀결혼 시 주택마련에 대한 부모의 지원규모’를 묻는 질문에 젊은 층일수록 지원을 덜 받으려는 경향이 엿보였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지원하고자 했다.
전체적으로 ‘1억원 미만을 지원하겠다’는 응답이 40.9%로,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응답 39.6를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보면 1억원 미만의 소규모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응답이 10대가 가장 높은 89.2%를 보였고, 점차 낮은 곡선을 그렸다. 나이가 어릴 수록 부모로부터 받고 싶은 지원 금액이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같은 질문에서 50대가 75.3%의 비율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고 60세 이상도 75.9%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반대로 1억원 이상 큰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응답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10대는 10.8%였으며, 50대가 24.7%, 60세 이상이 24.1%로 청년층에 비해 노년층이 더 많은 지원을 하고자 했다.
이에 대해 100세 연구소 관계자는 “이는 나이가 들수록 현실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것 같다”며 “어린 자녀들은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투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밌는 부분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에 대한 응답에 40대가 유독 낮은 수치를 보인 점이다. 다른 연령대가 40% 전후로 스스로 해야한다는 응답을 한 반면 40대는 30.4%가 결혼 시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이 관계자는 “주택마련을 실질적으로 고민할 시기인 40대의 경우 주택 마련이 부모지원 없이는 힘들다는 현실적인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며 “50~60대에서 이 비율이 증가하는 이유는 자신의 노후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된 결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고 있음에도 10~20대는 부모의 지원을 부모가 생각하는 것만큼 받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세 연구소에 따르면 ‘부모는 자녀지원을 언제까지 하는 것이 좋냐’는 질문에 ‘대학졸업 때까지’라는 응답이 43.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취업할 때까지’(25.6%), ‘결혼할 때까지’(17.0%)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연령대별로는 사고의 차이가 꽤 컸다. 10대의 경우 ‘대학졸업까지가 적당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0%인 반면, 취업 혹은 결혼까지라고 응답한 60세 이상은 60%가 넘었다.
100세 연구소 관계자는 “젊은 층이 자신의 문제에 해당하는 자녀지원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이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 반면, 고 연령층은 자녀를 위하는 부모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