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모로우)상속해주고 싶은 노년, 독립하고 싶은 청년

상속 받고 싶은 사람보다 더 적극적인 노년
나이 어릴 수록 '부모 사후'에 상속받길 원해

입력 : 2015-05-28 오전 6:00:00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조사결과 부모세대가 자식세대 보다 상속을 더 많이 해주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NEWS1
 
100세시대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부모와 자식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진 요즘이다. 그러다보니 예전과 달리 상속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부모세대는 최대한 돈을 오래 쥐고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반대로 자식세대는 빨리 재산을 물려받고 싶은 심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까. <뉴스토마토>는 상속에 대한 세대 간의 생각과 어떤 방법으로 상속을 하는 것이 옳을 지에 대해 짚어봤다.
 
우리나라의 모든 연령대가 ‘세대 갈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5포세대와 50대 취업준비생이라는 신조어만 봐도 세대갈등이 쉽게 눈에 잡힌다.
 
하지만 노년과 청년의 갈등이 아닌 피가 섞인 부모와 자식 간의 의견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 부모의 심정은 어떻고 재산을 물려받을 자식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에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100세 연구소)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2015 부모-자녀 세대 간의 인식차이’를 조사했다. 100세 연구소는 남녀 각각 500명 20대부터 60세 이상까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이메일을 통해 상속이나 부양, 자녀지원, 결혼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세대 간의 간극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상속, 자식보다 부모가 더 적극적
 
일반적으로 부모보다 자식이 상속에 대해 더 적극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든다. 조금 더 빨리 재산을 물려받는다면 아무래도 삶이 더 윤택해질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10~20대는 상속을 받기 보다는 조금 더 도전적인 인생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세 연구소의 조사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부모가 자녀에게 상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10대부터 30대까지의 비교적 젊은 층에서는 상속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0%를 넘지 않은 반면 40대부터 60세 이상까지는 50% 이상이 상속을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특히 40대는 63.1%, 50대는 60.2%나 됐으며, 60세 이상도 53.6%를 기록했다. 10대가 45.2%, 20대와 30대가 49.4%를 기록한 것과는 상이한 결과다.
 
이에 대해 100세 연구소 관계자는 “40~50대의 경우 연령대의 특성상 자녀가 있을 뿐 아니라 부모가 생존해 있는 경우도 많아 자녀 입장과 부모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10~20대는 직접적으로 상속에 대해 고민할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면밀히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반수가 상속의 중요성을 피력한 한편 10명 중 3명은 ‘상속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가장 큰 이유로는 ‘자녀의 인생은 자녀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49.7%)이었다. 이 같은 대답은 10대와 20대에서 각각 61.4%와 55.3%로 나타났다. 이는 타 연령대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다.
 
100세 연구소 관계자는 “자녀세대에 해당하는 10~20대가 자녀세대에 해당하는 만큼 이들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30~40대의 연령층은 ‘부모노후 때문에 상속할 필요가 없다’는 질문에 53.6%와 43.9%로 응답했다. 이는 이들 연령대가 부모 부양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층 높을수록 ‘생전에 상속해달라’
 
상속의 필요성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반면 상속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40대 이상의 중년층은 여전히 빠른 시기에 상속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세 연구소가 상속시점에 대해 조사한 결과 30대 이하 젊은 층은 ‘부모의 사후’가 과반수이상을, 40대 이상에서는 ‘부모의 생전’이 과반수이상을 차지했다.
 
‘부모가 살아있을 때 상속을 받고 싶다’고 응답한 10대는 39.2%, 20대는 43.4%, 30대는 38.7%였지만, 실제적으로 상속 받을 나이에 해당하는 40대는 51.8%, 50대는 61.4%, 60세 이상은 51.8%였다.
 
젊은 층이 부모의 유산에 대해 40대 이상보다는 비교적 관심이 없거나 보다 도전적인 인생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0대 이후부터는 부모의 유산과 관련해 실질적인 고민이 되는 시점인데다가 자녀를 키우는 입장을 감안할 때 자금이 많이 필요한 시기여서 비교적 생전에 상속을 받기를 원했다.
 
상속 규모에 대해서는 성별이나 장자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자녀에게 똑같이 준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녀에게 더 많이 준다’는 응답도 26%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모두에게 주지만 아들에게 더 많이 주겠다’라는 응답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했다. 이를 통해 아직도 고 연령층에서는 남아선호 사상이 남아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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