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조차 생소했던 메르스, 초고속 확산…왜?

10일 동안 13명 감염…보건당국 초기 대응 허점 투성이
괴담에 유언비어까지 무성, 산 넘어 산

입력 : 2015-05-31 오후 12:00:00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첫 감염자 확인 이후 약 10일 동안 무려 15명이 감염됐고, 의심환자는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첫 감염자 발생 이후 메르스가 전염성이 낮다고 발표했던 보건당국의 발표는 부실 대응이라는 꼬리표로 변해버렸다.
 
감염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격리중인 인원만 120여명에 달하고 있으며, 접촉자 관리가 허술해지면서 의심환자가 언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했는지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름조차 생소했을 정도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질병이 대한민국을 공포에 밀어 넣은 원인이 보건당국의 구멍 뚫린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건 당국, 첫 감염자부터 중국 출국까지 곳곳 구멍
 
첫 감염자인 A씨 딸의 경우 지난 21일 격리조치를 요구했지만 보건 당국은 증세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사실이 알려지면서 처음으로 접촉자 관리 허술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A씨와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추가 감염자와 접촉한 40대 남성은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존재조차 파악이 안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문제는 국제적으로 커졌다.
 
이 때문에 한국이 세계적 유행병 사태의 중심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홍콩과 중국에서도 접촉자들에 대한 격리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보건당국은 여전히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감염자와 접촉자 인원 파악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워낙 광범위한 조사가 불가피 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유언비어 확산이나 의심환자 미 신고시 벌금을 부과하는 등 불안감을 조장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조치까지 꺼내들었지만 국민들의 공포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문형표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관련 대응책이 부족했다"고 시인하며 선제적 대응을 약속했지만 이미 바이러스가 퍼진 상황에서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후 감염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추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메르스, 2012년 중동서 465명 사망한 바이러스
 
메르스는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처음 발발한 이후 지금까지 25개국에서 1140여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최소 46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급성 호흡기감염병이다. 지금까지 백신과 예방약, 치료제도 없는 상황으로 특히 한정된 지역에서 높은 전염률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국내 감염자 가운데 2명이 호흡곤란 증세로 기도삽관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감염자들은 발열 증세, 폐렴 증세만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울의 한 국가지정격리병상. 사진/뉴스1
 
아직 메르스는 명확한 감염경로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중동지역 체류와 낙타 등과의 접촉으로 예상만 되고 있을 뿐이다. 공기로 전염된다는 등의 추측이 나오는 것도 감염경로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메르스는 중동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이슬람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관련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대책 마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단 감염되면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현되며 38℃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며 증세가 심해지면 죽음에 이른다. 지금까지 치사율은 40% 정도로 조사되고 있다.
 
아직 메르스에 대한 특별한 예방책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며, 중동 여행을 자제하고 현지에서 낙타고기, 낙타 젖 등을 먹지 않는 것이 감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외출 후 공공장소에서 묻었을 수 있는 감염자의 타액 등을 깨끗이 씻어내는 것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 행동이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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