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지난 반도체, 하반기도 웃는다

입력 : 2015-06-01 오후 3:14:15
올 하반기 반도체 산업이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업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거둔 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는 시장 상황과 맞물려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005930)의 올 1분기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2조9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0%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0% 증가한 1조5890억원을 기록, 5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대를 유지했다. 매출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10조2700억원, SK하이닉스가 4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와 29% 증가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전통적인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업황 개선과 수급 안정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은 것이다. 
 
사진 / 각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무대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1위인 인텔(116억3200만달러)과 삼성전자의 매출 차이는 28억6900만달러에서 22억9600만달러로 줄어들었고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마이크론(40억3400만달러)을 제치고 5위 자리로 올라섰다.
  
비수기를 지난 반도체 업체의 하반기 전망도 밝다. 올 3분기 모바일 D램은 수요 증가와 함께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업계의 성장세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 신제품은 4년 만에 D램 용량을 1기가바이트(GB)에서 2GB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모바일 D램의 수요를 강하게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계절적인 수요 증가 역시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인 PC수요의 약세로 가격 하락세를 이어온 PC D램도 이달부터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예측된다. 주요 업체들이 PC용 D램 공급량은 줄이고 모바일 D램을 늘리면서 공급과잉에서 벗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이달부터 PC용 D램 가격은 추가적인 하락이 있겠으나 하락세는 5월에 비해 큰 폭으로 완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PC수요의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 오랜만에 심각한 공급과잉을 보였던 D램 산업은 올해 3분기 중에는 수급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양대산맥인 낸드플래시도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소폭의 반등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36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1세대 3D 낸드플래시로 볼 수 있는 24단 시제품을 개발했고, 2세대 기술로 볼 수 있는 36단은 하반기 초반 내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말 본격적인 낸드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인텔을 제치고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는 퀄컴을 따라잡고 4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과 퀄컴에 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가율이 높기 때문에 올해 순위 변동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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