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교동의 한화그룹 본사. 사진/ 뉴시스
태양광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한화그룹이 지난해 사업 확대 과정에서 관련 계열사를 24개 늘렸다. 발전사업 담당 회사가 총 20개를 차지했으며, 특히 지난 1분기에 설립과 지분 취득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태양광 사업에 한층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3일 (주)한화가 공시한 대규모기업집단 현황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 말까지 한화그룹은 계열사를 총 42개 편입하고 15개를 제외해 총 27개를 늘렸다. 이 가운데 태양광 관련 업체는 24개로, 사실상 태양광 사업이 계열사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큐셀은 한화솔라원이 신주발행을 통해 독일 한화큐셀 지분 전량을 인수, 통합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지난 2월 편입됐다. 또 프랑스와 칠레에 한화큐셀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유럽과 남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넓히기도 했다.
특히 올 초 태양광 발전소를 집중 설립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은 최근 자본력을 갖춘 대형 태양광 기업들이 눈독 들이는 대표적인 분야다. 자체 생산한 태양전지를 직접 소비하는 것은 물론 전력 판매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부각되면서 이익창출의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년 간 총 20개의 발전업 담당 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했다. 이 가운데 한화큐셀 타일랜드와 한화 L&C 미국, 국내에 설립한 해사랑태양광 등 6개를 제외한 14개사가 지난 1분기 계열사로 편입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해당 법인들은 3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라며 "지난해와 올해 소규모 발전소 건설이 많아지면서 태양광 관련 계열사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화화인케미칼(구 KPX화인케미칼)과 한화금융에셋은 각각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계열사로 편입됐다. 한화케미칼은 폴리우레탄과 폴리염화비닐(PVC)의 원료 제조사인 한화화인케미칼을 인수, 염소 사업을 수직계열화하며 경쟁력을 제고했다. 한화금융에셋은 한화생명이 독립법인대리점(GA)에 맞서 설립한 자회사형 GA다.
계열사에서 제외된 15개사는 지분매각 8개사, 청산 6개사, 합병 1개사 등이다. 한화그룹은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건자재사업 부문을 한화L&C로 사명 변경 후 매각한 것을 비롯해 제약사인 드림파마를 미국 알보젠에 팔았다. 한화관광과 대덕테크노밸리 등은 청산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한화그룹의 국내 계열사는 52개사, 해외 계열사는 143개사이며, 지난 4월 말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은 포함되지 않는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