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짜왕 vs 짜파게티 누가누가 잘하나

후계자가 경쟁상대로…매출 변화에 주목

입력 : 2015-06-04 오후 1:38:10
농심이 야심차게 출시한 새 짜장라면 '짜왕'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그간 이 분야의 대표 제품이었던 짜파게티와의 '집안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0년 넘게 짜장면의 전설로 불리는 짜파게티의 명성을 이을 제품'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한 지붕 아래 같은 종류의 제품이 나란히 존재하다보니 '동생' 짜왕이 '형' 짜파게티를 밟고 올라설 제품이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농심 측은 짜왕을 연 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신라면 생산 공장까지 내준 상태다. 매달 1400만봉 이상 팔리며 짜장라면 시장의 8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던 짜파게티를 추월할 기세다.
 
소비자들이 한 대형마트를 방문해 농심 짜왕을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4일 농심에 따르면 짜왕은 지난 4월20일 출시 이후 지난달 19일까지 한달만에 600만봉 이상이 판매됐다. 소비자가격인 1500원으로 환산하면, 국내 라면매출 순위 5위권 내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최근까지 이어져 5월 한달간 매출(출고가 기준)은 100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농심 내부 매출집계에서도 255억원어치가 팔린 신라면 봉지면에 이은 2위의 성적이다.
 
실제 같은 기간 짜파게티의 매출은 전월대비 5억원 감소한 75억원에 그쳤다. 물론 이른바 '신제품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짜왕은 이미 형을 뛰어넘은 아우가 됐다. 특히 짜왕의 이번 성적표는 업계가 짜장라면 비수기로 꼽는 4~5월에 기록한 매출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짜왕은 출시 직후부터 각종 SNS와 방송 PPL(간접광고)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남다른 인기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유의 굵고 탱탱한 면발과 진한 간짜장 소스로 입소문이 번지면서 판매량이 급증해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 판매채널을 가리지 않고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농심은 신라면 이후 30년간 없었던 연 매출 1000억원의 파워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라면 생산기지인 구미공장의 초고속 라인까지 동원해 24시간 짜왕을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농심의 '편애'속에 짜왕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농심 측은 "짜왕은 기존 짜장라면을 고급화한 제품으로 짜파게티와는 제품 카테고리부터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업계는 자칫 제 살 깎아먹기 혹은 집안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반대로 과거 팔도 '꼬꼬면'의 사례처럼 출시 초기에 큰 인기를 얻다가 금방 시들해져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또 짜왕이 다른 짜장라면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업계가 짜장라면 성수기로 통하는 방학시즌을 앞두고 짜왕과 짜파게티의 '내부 경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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