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확발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였던 여행업계가 메르스 사태라는 돌발변수를 맞아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외국인 여행객들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중국쪽에서 여행 취소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메르스로 예약을 취소한 중국인 관광객은 4400여명이었다. 이후에도 방한을 취소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빠르게 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로 한국여행을 취소한 중국인 관광객은 4일 현재 1600명에 육박한다. 이번달 예약자 9000명의 18%에 달하는 수준이다. 취소자수가 4일 하루에만 1000여명에 달하는 등 급속히 증가해 우려는 커지고 있다. 모두투어 역시 이번달 예약되어 있는 중국인 여행객 5000명 중 이날까지 400명 가량이 취소한 상태다. 아직은 취소율이 10%에 못미치지만 추가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달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커졌던 기대감이 며칠 만에 사라지는 모습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주변국인 중국인 여행객을 중심으로 패키지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메르스 사태가 초기 단계인 만큼 현재까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호실적을 이끌었던 내국인이 외국으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여행객수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5월 아웃바운드 여행객수는 하나투어가 전년 대비 38.1% 증가한 약 19만7000여명, 모두투어는 45.5% 성장한 10만7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가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아웃바운드 여행객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아웃바운드 위주의 여행사들로서는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스, 신종플루 등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여행업계에 단기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내에서 감염자수가 증가하면서 여행업계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국내 확산 정도에 따른 인바운드 여행객 취소 추이와 해외 여타지역 발병률에 따른 아웃바운드 여행객 움직임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우려 속에 마스크를 하고 한국 관광 중인 중국 여행객들. 사진/뉴시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