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항공사들이 국내 항공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넓혀 나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외항사들이 더욱 발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외항사 유치전략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외국어 부담 감소, 국내 항공사의 오너리스크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항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국제선 점유율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외항사의 국제선 점유율은 37.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앞서 올해 1분기(1~3월) 역시 37.6%로 2.7% 늘었다.
반면, 국내 대형항공사의 점유율은 감소한 모습이다. 지난 4월 국내대형사의 국제선 점유율은 4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줄었다. 1분기에는 49.2%로 3.8%포인트 감소했다.
공급석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4월 외항사의 국제선 공급석은 244만5719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늘었지만, 국내 대형사는 322만8666석으로 5.7%의 증가폭에 그쳤다.
◇해외항공사(외항사)들이 국내 항공시장에서 점차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황금연휴 기간 인천국제공항 모습. 사진/뉴시스
KLM 네덜란드 항공은 지난 4일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를 높이기 위해 축구선수 이청용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또 국내 이용객을 고려, 카카오톡을 통해 좌석 선택, 항공권 재예약·취소, 초과 수하물 관리 등을 24시간 응대할 수 있도록 한 SNS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이다. 앞서 KLM은 국내 이용객을 위해 한국 승객 맞춤형 기내식을 개발하며 국내 이용객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탈링 스미스(Tjalling Smit) 에어프랑스 KLM e-커머스 수석 부사장은 "한국은 KLM에 있어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이용객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자 카카오톡과 손 잡게 됐다. 이를 통해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한국 이용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에는 알리탈리아항공이 지난 1995년 한국 취항을 중단한 이후 20여년만에 인천~로마 노선을 다시 운항키로 했다. 실바노 카사노 알리탈리아항공 대표는 "한국 취항재개는 한국 경제 발전에 따른 항공여객 증가와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 국제선 항공수요는 오는 2020년 6.5%의 증감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5년에는 4.8%가 될 전망이다.(2012년 항공수요 예측분석 연구)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세계 항공운송 예측치인 4.6%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 루프트한자는 '하늘 위 호텔'이라 불리는 A380(509석)을 지난달 22일 투입해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 운항에 나섰으며, 지난 3월 에어캐나다는 인천~벤쿠버 구간에 공급력을 약 20% 확대할 수 있는 B787(250석)을 기존 B767(208석)을 교체해 투입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의 성장 등 항공시장이 급변함에 따라 나타난 일시적인 상황"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30일 로마 노선에 신규취항하고 대한항공이 각국 대표 항공사들과 공동운항에 나서는 등 앞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