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과 6·15 선언 15주년이라는 역사적 계기를 활용해 남북관계가 실질적으로 전환되도록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에 만 1년을 꼬박 매달려왔는데…”

 

‘광복 70돌, 6·15 공동선언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의 대변인인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는 “마음이 무겁고 아쉽다”고 말했다. 남북 민간단체들이 추진하던 6·15 공동행사가 사실상 무산된 데 따른 소회였다.

 

이 대표는 지난달 중국 선양에서 열린 남·북·해외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는 등 공동행사 성사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북측 준비위는 추가 실무협의를 위해 개성에서 만나자는 남측의 요구에 묵묵부답을 일관했다. 그러다가 지난 1일 북측은 남측 정부를 비난하며 ‘각자 따로 개최하자’는 의견을 보내왔다. 북측 준비위는 서신에서 “남측 당국이 순수한 사회문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에 (6·15 행사를) 허용”할 것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행사 무산의 책임은 어디에 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공세적인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해 남북 사이의 신뢰를 쌓기 어렵게 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북측 준비위에 대해서도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인데, 너무 쉽게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남측 정부가 내건 전제조건은 남측 국민들을 고려해 내놓은 측면이 있음을 북측이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이유로 행사 자체를 무산시킨 건 문제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아직 포기할 때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8·15 공동행사라는 한 차례의 기회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