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 평가기간 절반으로 줄인다

신용대출·초기기업엔 15일 우선평가제도 도입
정성평가 비중 확대·자체 TCB 역량확충 지원

입력 : 2015-06-08 오전 11:00:00
앞으로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기술신용대출을 받을 때 소요되는 기간이 현재의 절반정도로 단축될 전망이다.
 
또 기술금융의 내실화를 위해 양적평가 보다는 질적평가를 강화하고, 은행 시스템상에 기술금융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기술금융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술신용대출시 평가자료 수집에 대한 기업의 부담을 줄여 평가기간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관련 자료 제출에만 15일 이상이 걸리고 평균 심사기간은 45.7일에 달한다. 앞으로는 기술평가기관(TCB)에 내는 자료와 재무제표 등 은행에 내는 자료를 구분해 자료제출에 대한 혼선 및 지연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연내에 기술평가기간을 절반정도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20여일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적 지원 효과가 큰 신용대출 및 초기기업에 대해서는 우선평가제도를 도입해 신청시 15일 이내에 평가를 완료하고 결과를 회신키로 했다.
 
대신 현재 주로 사용되는 약식평가 대신 표준평가 사용을 유도해 내실있는 평가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대규모 여신에 대해서는 심층평가 제도도 도입한다.
 
기술신용대출의 안착을 위한 4대 분야 개선전략. 자료/금융위원회
 
신용대출 및 우수·초기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기술금융 평가에서 관련 항목을 신설하거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기존 거래기업에 기술금융으로 새로 대출했다면 늘어난 금액만 실적으로 인정된다. 단순 대환대출이 기술금융으로 둔갑하는 '무늬만 기술금융'을 막기 위해서다.
 
또 기술금융의 양적 팽창을 막기 위해 양적 평가 비중은 기존 40%에서 30%로 줄이고 반대로 정성평가 비중은 25%에서 30%로 늘리는 등 질적 평가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대신 산업은행의 온렌딩 대출이나 기술보증기금 보증부 대출에 대한 TCB 평가의무는 폐지해 은행의 부담을 줄였다.
 
현재 기술금융의 연체율은 0.02~0.03%에 불과하지만 부실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은행은 정기적으로 리스크 모니터링을 하고 그 결과를 경영진 등에 신속히 보고토록 했다.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심사시 기술심사의견을 반드시 기재하고 은행별 기술신용대출 취급 내부지침을 수립하도록 하는 등 여신심사 과정에서 TCB 결과 반영을 제도화할 계획이다.
 
기술금융 정착을 위해 은행의 자체 TCB 평가 역량 확충도 적극 지원한다. 기술신용대출을 위한 전문교육과정 및 전문자격증을 마련하고 기술금융데이터베이스(TDB) 지원기능도 강화한다.
 
이 밖에도 TCB의 평가오류 등 평가품질을 분석해 이를 은행에 공개하고 TCB별로 다른 기술평가등급을 일원화해 사용자의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엔젤이나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투자평 TCB 평가모형을 개발하고 기업의 기술을 평가해 투자하는 펀드도 연내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TCB 평가결과를 2금융권도 이용토록 하고 코스닥 상장특례 심사에도 반영하는 등 활용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 개선방안을 바탕으로 연간 20조원의 기술금융이 실질적으로 지원될 것으로 기대했다. 2018년부터는 중소법인 대출의 3분의 1이 기술금융으로 공급되고 2020년부터는 중기대출 전반에 기술력이 전면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이날 기술금융 우수지점을 찾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술금융이 중단되는 일을 절대 없을 것"이라 재차 강조하며 "기술금융은 은행 여신시스템 자체를 혁신하는 것으로 은행도 기술금융 정착을 위한 전략을 스스로 수립해 추진하는데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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