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제4이통 추진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9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를 개최한 가운데, 첫 번째 토론 주제인 ‘신규 사업자 진입기반 조성’과 관련해 이통 3사 대표는 공통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그 이유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SK텔레콤 측은 제4이통의 진입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상헌
SK텔레콤(017670) 상무는 “국내 이통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진화된 LTE 네트워크와 전국 커버리지를 갖고 있고, 품질 대비 요금이 월등히 저렴하다”며 “이통 3사 간 치열한 경쟁도 전개되고 있고 알뜰폰 성장에도 많은 리소스를 쏟으며 지원해왔는데, 현 시점에서 제4이통이 과연 필요한지, 진입시 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뚜렷한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제4이통 성공 사례로 자주 제기되는 프랑스 ‘프리모바일’의 경우 요금인하 관점에선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받을지 몰라도 산업 관점에선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김충성 KT 상무는 “아무리 신규 사업자에게 각종 정책적 지원을 쏟아도 강력한 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는 한 살아남기 힘들다”며 “신규 사업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결합판매 위주의 시장구조를 개선하고, 요금인가제 등 규제 완화도 신규사업자 진입 및 성과 가시화 이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도 “강력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한다면 요금인하 및 서비스 혁신에 대한 유인이 없다”며 “결합상품과 단품의 경쟁력에 엄청난 차이가 있는 현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제4이통 출범의지를 내보인 우리텔레콤의 장윤식 사장은 “우리가 지향하는 제4이통은 이동통신사업자가 아니라 초고속 무선인터넷망 사업자”라며 “유·무선 융합 시대에 따라 이동통신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화, 초고속 인터넷, 자체 서비스 등을 아우를 수 있는 혁신적인 신규 사업자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규조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단통법으로 인해 불확실하고 이용자 차별적이었던 시장을 정상화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면 이제는 이통사 혁신을 통해 요금·서비스 경쟁을 가속화하고 신산업을 창출해야 한다”며 “새로운 사업자 진입 기반을 조성해 혁신적 ICT 생태계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9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이동통신시장 경쟁촉진 및 규제합리화를 위한 통신정책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사진/김미연 기자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