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발 전격 금리인하…실물효과 있을까

사상최저 연 1.5%…단기적 금리인하 정책 실효성 우려

입력 : 2015-06-11 오후 4:50:14
한국은행이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하지만 메르스 여파로 일부 경제 지표개선을 위해 내놓은 단기적인 금리 인하 정책이 실물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금리인하 결정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5개월 만에 한차례 0.25% 포인트 인하한 후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또 내렸다.
 
이에따라 6월 기준금리는 연 1.5%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면서 수출부진과 메르스사태 영향 등으로 성장 전망 경로에 하방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판단돼 기준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메르스사태 추이와 그 파급영향이 아직 불확실하긴 하지만 경제 주체들의 심리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정책효과 측면에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실물경제에 이르기까지 6개월이라는 시차가 필요한데 메르스 여파에 따른 지표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메르스 사태로 실물 지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이 영화관을 가지않고 백화점 손님이 줄었다는 이유로 금리를 내린다고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며 "금리를 3번이나 내렸는데도 최근 살아나던 소비가 다시 주춤할 것으로 보이니까 부담으로 작용해 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도 "이번 금리인하는 메르스 때문인데 한은이 선제적으로 나선것은 이례적"이라며 "아직 시장에서는 지표를 확인할 수 없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장금리 하방에 대한 압력이 작용한 후 그 다음 수순으로 금리인하가 됐다면 정책효과가 발휘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번 금리 인하가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 지 모르겠다"며 "일단은 심리악화를 방어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크다. 가계빚이 급증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인하로 가계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단기적인 시각으로 일부 경제 지표개선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서민들의 부채를 더욱 심화 시키는 형국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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