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도는 반대방향으로 핸들을, 반대방향으로…"
시종일관 같은 말을 곱씹으며 가상 스핀(차량이 접지력을 잃고 도는 것) 현상에 처한 자동차에 대비하는 연습을 계속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위험한 사항을 체험하며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지난 10일 방문한 교통안전교육센터(경북 상주시)에서 실제로 참가자들이 받는 교육 과정을 체험해봤다. 방송 화면이나 글을 통해 알던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급정지시 안전벨트를 메고 안 메고의 차이, 빗길사고의 위험성 등을 재현할 때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브레이크 대신 악셀레이터를 밟기도 했다. 실제 도로 였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상황을 여러번 겪었다.
야외 자유훈련, 직선제동, 위험회피, 곡선주행 등 교육에 앞서 실내에서는 시뮬레이터를 통해 운전습관을 체크한다.
교육센터는 하루 8시간짜리 기본 과정과 1박 2일로 나눠 16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심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심화교육은 버스·택시 운수업체(신규직원), 에스원, 소방서, 소방학교, 경찰교육원 등을 대항으로 한다.
센터는 이밖에 화물·버스운송종사자 시험과 중상자(전치 3주) 이상의 사고를 낸 법정의무교육 대상자를 상대로한 교육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교통안전과 관련된 체계적인 실습교육에 대한 인지도와 시설이 아직 부족하다. 따라서 교육센터는 우리나라 도로교통 안전 정책의 최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문을 연 2009년 교육센터를 다녀간 인원은 4437명. 지난해에는 2만2300명이 교육을 받았다. 현재까지 모두 8만5532명의 교육이 이뤄졌다. 교통안전공단은 올해 목표를 2만8080명으로 잡았지만 메르스 사태로 인해 이보다 적은 2만6000~2만7000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의 교육 효과는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체험교육 전후 1년 4만3710명을 분석한 결과, 교육전 6360건 발생한 사고가 교육후 3065건으로 절반 이상이 감소했다. 교통사고 사망자 역시 교육전 147명에서 교육후 43명으로 71%나 줄었다.
이는 일본 안전운전중앙연구소(40.6%), 프랑스 상트흐 운전교육센터(30.4%)의 교육전후 사고감소 효과보다 높은 성과다.
다만 아직 시설이 부족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를 해결코자 공단은 현재 경기 화성시에 약 7만평에 달하는 규모로 수도권센터를 건립 중이다. 상주와 달리 숙박동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주 교육센터비슷한 규모다.
공단 관계자는 "수도권센터는 현재 토목공사 전체 43%가 진행됐고 내년 10월 지어진다"며 "상주 교육센터 수준을 유지하며, 1년에 약 2만8000명 정도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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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경북 상주시에 있는 교통안전교육센터 전경. 메르스 사태로 인해 교육이 잇따라 취소가 되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문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