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던 경기 북부 지역 부동산이 떠오르고 있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며 팔려나가고, 집값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양주옥정신도시에서 일반 실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4일 공급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28필지 추첨 결과 평균 527.35 대 1, 최고 296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던 위례신도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의 평균 390 대 1, 최고 2746 대 1의 경쟁률을 넘어선 성적이다. 옥정지구는 올해 초에도 83필지의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가 평균 51 대 1, 최고 102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매각됐고, 의정부 민락2지구 역시 지난 4월 최고 1352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건설사들의 부지 확보 경쟁도 치열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4일 양주옥정지구 공동주택용지 6필지 중 4필지가 낙찰됐으며, 이 가운데 A6-2블록은 무려 111개 업체가 몰렸다. 지난 4월에는 의정부 민락2지구 B-11블록에 173개 업체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양주옥정지구는 경기 양주시 옥정동 일대 주택 5만8000여 가구와 16만5000여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경기 동북부 최대 신도시로, 수도권 2기 신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북부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개발계획승인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건설 경기 부진 등 어려움 속에서 아파트 분양이 미뤄지는가 하면, 지난해부터 첫 입주가 시작됐지만 교통 여건과 생활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국도3호선 대체우회도로가 개통돼 서울 강남까지 50분대로 접근 가능해졌으며, 구리~포천간 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가 개통 예정에 있는 등 각종 교통망과 지하철 7호선 연장선 개통 호재까지 겹쳤다. 이에 따라 노원이나 도봉 등 서울 북부지역의 대체 주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그러다보니 신규 분양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 분위기도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1~3차에 걸쳐 분양한 '양주신도시 푸르지오'는 앞서 공급된 1차와 2차 물량 1118가구가 단기간에 계약을 마쳤으며, 3차분 744가구도 마감이 임박한 상태다.
의정부 역시 민락2지구 14블록과 15블록에 공급하는 '의정부 민락2지구 호반베르디움1차'가 지난 4월 전 주택형 순위 내 청약을 마쳤으며, '민락2지구 반도유보라 아이파크'는 최고 21.38대1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다.
민락2지구는 의정부 내에 15년 만에 처음으로 공급되는 택지지구로, 낙양동과 민락동 일대에 1만6000여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된다. 옥정지구와 마찬가지로 도로 교통망 개선 및 간선급행버스(BRT), 광역급행철도(GTX) 등을 통해 서울은 물론 수도권 남부 방면으로 이동이 편리해질 전망이다.
민락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를 앞둔 민락2지구 푸르지오에 1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며 "서울에서 문의가 많이 오는데 소형은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와 서울에서 넘어온 전세입자들로 인해 새로 분양한 아파트들의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었음에도 인기가 높았다"며 "기존 아파트 역시 전셋값이 치솟으며 매매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주옥정신도시와 의정부민락2지구 등 경기 북부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양주옥정신도시 전경. 사진/ 뉴시스
방서후 기자 zooc60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