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고양 아파트 경매, 중대형이 '갑'

중대형 아파트 입찰에 응찰자 몰리고 낙찰가율 고공행진

입력 : 2015-06-23 오후 4:13:58
금융위기 이후 집값 하락의 주범이었던 용인과 일산 중대형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와 더불어 저금리 기조로 주택 마련을 위한 금융 부담이 덜해진 가운데, 아직까지 저평가된 물건이 많아 입찰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두인경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경기 용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평균 92.07%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32%보다 6.75% 포인트 올랐다. 용인에서는 특히 수지구 일대가 강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평균 낙찰가율 100%를 넘어섰다. 고양 역시 지난해 84.45%에서 올해 90.83%로 같은 기간 낙찰가율이 상승했다.
 
통상 수도권 아파트 경매 사건의 경우 서울 전세난에 밀려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나 월세 소득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소형 면적 위주로 팔려나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대형아파트까지 열기가 번지면서 상대적으로 중대형아파트가 많은 용인과 고양이 수혜를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소형아파트 못지않게 입찰자가 10명을 훌쩍 넘어서는 치열한 경쟁을 보이면서 감정가를 넘는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문희명 강원대학교 부동산학 박사는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호황기 고점 가격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최저입찰가가 전셋값 수준인 저평가된 물건이 많기 때문에 입찰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경매 입찰에 부쳐진 용인 수지구 성복동 성동마을LG빌리지1차 전용면적 219㎡는 최저입찰가가 4억4800만원으로, 이 아파트 전세 시세인 4억3000만원과 별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21명의 응찰자가 몰렸고, 감정가 대비 102%인 6억54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3일에는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행신1차 SK뷰 전용 128㎡의 입찰이 진행돼 19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 대비 99%인 4억25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최저입찰가는 3억100만원으로, 역시 같은 아파트 전세 시세보다 5000만원 이상 저렴한 나머지 입찰경쟁률이 치솟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다보니 아예 신건을 낙찰 받거나,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급매물을 찾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감정가 대비 80% 선에만 낙찰 받아도 고가낙찰로 간주됐다면, 시장 분위기가 바뀌며 감정가를 기준으로 입찰가를 산정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신원당마을 전용 114㎡는 2억9860만원에 낙찰됐지만, 현재 시장에는 2억9000만원 짜리 매물도 나와 있는 상태며, 지난달 14일 감정가를 조금 웃도는 4억2300만원에 낙찰된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상현마을현대성우3차 전용 138㎡도 최근 4억원에 급매로 거래된 물건이 있다.
 
양창호 미소옥션 대표는 "권리분석만 제대로 한다면 신건을 단독으로 적당한 가격에 낙찰 받는 것이 유찰 이후 치열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비싸게 낙찰 받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문희명 박사도 "단순히 감정가를 기준으로 입찰가를 써 내는 것이 아니라 투자 목적에 따라 철저한 시세 조사를 진행한 후 입찰에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용인과 고양 일대 중대형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뉴스토마토DB
 
방서후 기자 zooc60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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