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의 매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KDB대우증권의 새 주인은 누가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해 KDB산업은행 측은 현대증권 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원회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며, 현대증권 매각이 종료돼야 대우증권 매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키지 또는 단독 매각 등에 대한 부분도 모두 검토 가능한 시나리오로 구상 중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시장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매각 시점과 유력 인수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본격적인 매각 작업은 9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현대상선 등이 갖고 있는 현대증권 지분(22.56%)을 인수한 오릭스가 금융당국의 대주주변경 심사를 거쳐 60일 안에 승인을 받아야 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을 감안한 판단이다.
대우증권의 유력 인수 후보는 자본력을 갖춘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꼽힌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업계 선두로 발돋움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대우증권의 총자산은 34조2349억2800만원, 자기자본은 4조1979억900만원이다. 이는 총자산 40조8267억원, 자기자본 4조4213억원인 NH투자증권에 이어 2위 수준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NH투자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증권사를 보유한 신한금융에 비해 KB금융의 인수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KB금융의 조달 가능 자본력은 3조5000억~4조1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연내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한다고 가정할 경우 2조8000억~3조4000억원의 자본력이 남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증권의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으로 1만5500원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의 주식수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억4048만1383주(43%)다. 이를 환산하면 2조1774억6143만6500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을 경우 매각가는 최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 시장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해도 KB 측이 충분한 인수 여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패키지보다는 단독 매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우증권의 주가가 올라 단독으로 팔거나 사는 데 부담이 큰 상황에서 KDB생명과 KDB자산운용까지 얹으면 부담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