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에 관련 투자 상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지난 3년간 60% 넘게 조정받던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세를 연출했다.
실제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최근월물 옥수수와 밀 가격은 지난달에만 20%대의 상승률을 보였고, 대두 가격도 10% 넘게 뛰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옥수수, 밀, 대두 가격이 일제히 연초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곡물 가격 초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곡물값이 여전히 역사적 밴드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해수면 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고 1년 넘게 지속되는 '슈퍼 엘니뇨'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 가을까지 북반구에 엘니뇨가 지속될 확률이 90% 이상이며, 겨울까지 이어질 확률도 85%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새로 수확되는 곡물이 유입되기 시작하는 10월 전까지는 곡물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곡물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지난 수년간 맥을 못 추던 농산물 관련 펀드가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0개의 농산물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일 기준으로 마이너스(-)5.77%다. -10%에 육박하던 한 달 전에 비해 개선된 것. 연초 이후 마이너스권을 지속했던 3개월과 1개월 수익률은 지난달 플러스권으로 돌아섰다. 또 최근 한 달 동안에는 농산물 펀드에 279억원의 자금의 순유입돼 그간의 순유출 행진이 종결됐다.
특히, 농산물과 관련된 ETF(상장지수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여러 농산물에 분산투자하는 'TIGER 농산물 선물(H) ETF'는 지난달 8% 넘게 뛰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상장된 콩 선물의 최근월물로 구성된 'KODEX 콩 선물(H)'도 8%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기후 변동성 확대로 수혜를 볼 수 있는 ETF는 농산물 관련 상품"이라며 "농산물 ETF의 롤오버 비용 및 운용 보수를 생각했을 때 농업 관련주를 모아놓은 ETF 역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윤경 기자 ykch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