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부자들이 바쁘다

입력 : 2009-05-19 오후 3:56:00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경기가 저점을 찍고 회복 중이다'
 
19일 삼성생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자 10명 중 8명은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800조원을 넘어선 단기부동자금은 은행을 빠져나와 주식과 부동산으로 옮겨가고 있어 은행권은 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꿈틀거리는 부동산 시장과 최근 상승세를 받고 있는 주식시장에 보수적인 투자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 강남 돈보따리 풀린다
 
은행에 돈을 맡겨봤자 세금 떼고 나면 연이자 2%정도.
 
물가 상승률보다 낮아 손해를 보는 판국에 주식과 부동산시장에 돈이 들락거리고 있다.
 
800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유동자금이 떠돌고 있지만 마땅한 기업투자처를 못찾고 금융권과 대기업, 부동산 근처만 맴돌고 있다.
 
19일 국토해양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4만803건이 신고돼 전달 3만7398건보다 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4만2971건 이후 최고로 많은 거래량이다.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주상복합이 밀집한 강남 도곡동 일대의 VIP고객을 상담하는 한 시중은행 PB센터장은 지난 몇달간 급매물로 헐값에 나온 아파트가 싹쓸이 됐다며 강남의 자금 흐름을 표현했다.

◇ 은행권 부자잡기에 혈안
 
800조원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은행권이 부자마케팅에 나섰다.
 
억대 예금을 유치하는 고객에 한해 특별 금리를 얹어주거나 특별 자산관리를 해주는 식이다.
 
기업은행의 실세금리정기예금의 경우 3000만원 이상 최고 연 3.34%, 3000만원 미만이면 3.10%의 금리를 제공한다.

HSBC는 최근 다이렉트저축예금 예치액 5000만원 이상에 적용되는 금리를 기존의 연 1.6%에서 연 2.0%로 올렸다.
 
시중은행들이 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해 거액 예금의 금리를 높여주거나 신용도가 높은 고객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도 해주는 등 VIP고객 잡기에 혈안이다.
 
◇ 상속·증여 컨설팅 인기
 
삼성생명이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자 고객들이 평소에 재무 컨설팅을 받고 싶어 하는 분야는 상속·증여가 53%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절세(28%), 금융투자(1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들어 60세 이상 고액자산가 계층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종신보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행 고령자는 사망 확률이 높아 보험료가 높기 때문에 그만큼 가입하는데 제한이 많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보험금이 전체 납입 보험료보다 적은 보험 상품이 출시됨에 따라 60세 이상의 실버 고객을 겨냥한 종신보험 시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신보험의 주된 목적이 사망 보험금이기 때문에 이번 상품 규제 완화의 효과는 부자 고객의 상속세 절감 용도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용란 삼성생명 금융자산전문가는 "보험은 절세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부자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이다"라며 "보험 외에는 이자소득에 비과세하는 상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최근 VIP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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