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무원 버스사고 수습하던 최두영 연수원장 숨진 채 발견

사고 수습 압박감 받은 듯…쓰려다만 빈 메모지 발견

입력 : 2015-07-05 오후 12:12:00
중국 연수 공무원 버스추락 사고수습을 위해 급파된 최두영(55) 지방행정연수원장이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 원장이 장례절차 등 사고 수습 과정에서 압박감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최 원장은 현지시각 5일 오전2시50분쯤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홍콩성호텔 1층 현관 인근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오전3시36분쯤 사망판정을 받았다.
 
또 지안시정부 웨이보는 “이날 새벽 3시13분경 지안시 개발구파출소로 ‘호텔 4층에서 남성 1명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병원 구급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 남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숨진 최 원장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다만 객실 내부 탁자 위에 볼펜 자국이 남은 빈 메모지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 원인이 투신인지 실족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당국은 최 원장의 사망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최 원장은 공무원 버스추락사고 이튿날인 지난 2일 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과 함께 사고수습을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버스사고를 당한 지방공무원 일행 148명 가운데 143명은 지방행정연수원 중견리더과정에 참여하던 교육생들로, 추락사고로 지방공무원 9명을 포함해 한국인 10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최 원장은 현지에서 사고수습 활동을 하며 유가족들과 장례절차 등을 협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시신의 국내운구를 요구하는 가족측과 화장을 권하는 중국 당국 사이에서 곤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 원장은 강릉고와 서울대를 졸업해 1983년 행정고시(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 강원도 행정부지사 등 주요 보직을 거쳐 올해 1월에 지방행정연수원장에 임명됐다. 2006년에는 홍조근정훈장을 받았으며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품으로 주위의 신망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슬하에 아들 둘이 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중국 연수 교육 중 발생한 지방공무원 버스 사고 수습을 위해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최두영(왼쪽) 지방행정연수원장과 정재근 행자부 차관이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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