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이야기 담아 소비자를 공략한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인기
고객-제품 연결고리 형성

입력 : 2015-07-07 오전 10:51:00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글로벌 다이아몬드 브랜드 드비어스가 내건 이 슬로건은 반짝이는 단단한 돌맹이에 불과했던 다이아몬드를 세계에서 가장 비싼 보석으로 탈바꿈시켰다. 전쟁 직후 조혼이 유행하던 사회적 바람을 타고 영구적인 다이아몬드의 속성에 사랑을 결부시켜 다이아몬드 반지를 영원한 사랑의 징표로 만든 것. 미국의 광고전문지 애드버타이징에이지는 이를 20세기 최고의 광고 카피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이처럼 브랜드에 이야기를 입히는 스토리텔링 기법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특히 신문이나 잡지 등 인쇄 매체나 15초로 한정되는 짧은 TV 광고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활용할 경우 보다 풍부한 이야기를 브랜드에 담을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뉴발란스'가 중국에서 선보인 3분짜리 동영상 역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성공작 중 하나다. 중화권에서 수공예 기타 장인으로 유명한 리종성과 뉴발란스 디자이너의 모습을 교차시켜 뉴발란스의 운동화가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것이 아닌 전문가의 정성이 담긴 귀한 제품이란 이미지를 창조해 냈다.
 
중국의 시장 조사업체 아이리서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개성 있는 인물, 명확한 주제, 시각적 전달 수단' 등을 꼽았다. 대중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를 너무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 누구나 오랜 시간 기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란 얘기다. 궁극적으로 브랜드와 고객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 낼 수 있다면 성공적이다.
 
◇이케아는 TV방송국과의 협업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저가' 대신 '실용적'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사진은 최근 문을 연 중국 항저우의 이케아 매장의 모습.(사진=뉴시스/신화)
 
가장 많이 쓰이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기법은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나 역사를 담아내는 것이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샤넬은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일생을 통해 '샤넬스타일'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고, 명품 위의 명품이라 불리는 스위스 시계브랜드 '파텍필립'은 "당신은 파텍필립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맡아두고 있을 뿐"이라는 카피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의 가치를 표현했다.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인 SAP는 일반 소비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 대중에게는 낯선 B2B 기업의 한계를 극복했다. SAP는 서양에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명절인 부활절에 다량의 초코렛이 소비된다는 사실에 착안해 "SAP가 없다면 초코렛도 먹을 수 없습니다"란 마케팅을 펼쳤다. 전세계 코코아 생산 기업의 85%가 SAP의 솔루션을 사용하기 때문임을 알리며 전혀 소프트웨어 기업과 일반인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스웨덴의 저가 가구브랜드인 이케아는 미국 A&E방송국과 함께 '픽스 디스 키친'이란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시청자들의 부엌을 수리해 줬는데, 이 과정에서 이케아의 제품을 수 차례 노출시켜 '이케아는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는 실용적인 가구'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라티튜드리서치 조사 결과 시청자의 60%가 "이케아의 제품들은 품질이 좋다"라고 인식했으며, 66%의 사람들은 "주방을 고칠 때 이케아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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