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기로에 선 그리스를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오는 12일 EU(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 가능성에 모든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망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공통적인 견해는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쪽이 채권단이 아닌 그리스라는데 대해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리스가 들고올 새로운 개혁안 내용과 협상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것.
특히 이번 회의에서 핵심 관건은 유럽중앙은행(ECB)의 ELA(긴급유동성지원)확대 여부다.
국민투표 이후 그리스를 벼랑 끝으로 몰기 위해 ECB가 그리스가 요청한 ELA 증약 요청을 거부하면서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리스 은행영업 중단이 이번주(13일)까지 연장됐기 때문에 이번주 내 ELA가 확대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다시 한번 금융시스템 붕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져 우려가 점증됐다.
이 찰나에 ECB는 12일까지 그리스 은행 도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후 다시 그리스 사태해결에 대한 긍정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 점입가경으로 치닫던 그렉시트 리스크에 해결의 실마리가 엿보이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그리스 해법 마련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 역시 "12일 정상회의 이전에라도 해결책을 끌어내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ELA가 확대되더라도 그리스 압박 차원에서 채권단이 제한적 수준의 타결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반쪽자리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이렇게 될 경우, 그리스에 대한 ELA 지원을 끊고 당장 디폴트 시키지 않는 수준에서 오는 8월 중순까지 지리한 협상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는 채무탕감에 대한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채무 탕감에 대해 독일의 강경한 반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채무탕감은 긴축안에 대한 합의가 완전히 끝난 뒤에야 생각해볼 문제로 지금은 논할 시점 조차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역시 채무탕감은 물론 그리스 3차 구제금융 제안도 의회에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리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에서 도날드 투스크 유럽 이사회 의장(왼쪽 가장 앞줄)이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에서 두번째),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가장 오른쪽)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 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