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산호세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SID 2015'에서 모델이 18인치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평판디스플레이(LCD) 산업의 중심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태세다. 기술 격차를 좁힌 중국이 내수를 바탕으로 시장 장악력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서 국내 업체들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노선을 선회하며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정부지원과 내수를 바탕으로 LCD 분야에서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업계는 LCD 기술력에서 한국과 중국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내년 중국 LCD 기업들이 8세대 제품 생산능력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8세대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이 한국의 1.2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 중국 8세대 생산능력은 우리나라의 86% 수준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OLED에 방점을 두며 추격 따돌리기에 안간힘이다. 백라이트유닛(BLU)에서 나온 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하면서 화면이 구성되는 LCD와 달리 OLED는 유기발광 물질을 활용해 직접 빛을 낸다. OLED는 LCD에 비해 해상도도 높고, 전력 소모도 낮다. BLU가 없어 두께가 훨씬 얇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도 구현할 수 있어 한층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될 수 있다.
기술적 우위를 감안할 때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력은 LCD에서 OLED로 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한국이 계속해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OLED 생산능력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플렉서블 OLED 전용라인인 A3 1단계 가동을 시작했으며, 기존 A2 라인의 일부를 플렉서블 OLED 장비로 전환하는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중소형 OLED 패널 생산라인 확정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도 할당관세 적용과 연구개발 투자 계획을 밝히며 OLED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하반기 할당관세 규정안에서 OLED 설비기자재 4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0%로 정했으며, 차세대 유망품목으로 OLED를 선정해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OLED는 유리·플라스틱 기판 위에 유·무기 재료를 증착해야 해 수율을 맞추는 데 후발 업체들의 어려움이 크다"며 "부품 조립 의존도가 높은 LCD 시장처럼 단기간에 기술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