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관계 악화…정상화까지 '산넘어 산'

입력 : 2015-07-13 오후 2:17:19
현대중공업(009540)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측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도 통상임금 등 임금협상 부분에서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4차례의 부분파업이 있었으며, 우여곡절 끝에 해를 넘겨 올 2월 마무리됐다. 노사는 가능하면 내달 여름휴가 전에 올해 임금협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지만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타결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5일 울산 조선소 내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출범식을 개최한다. 노조는 앞서 지난 9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려 파업 등 단체행동을 근거가 마련된 만큼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중노위의 결정으로 노조는 노조원 찬반투표만 거치면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노조는 15일 쟁대위 출범식에서 파업 일정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측은 노조가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급감한 가운데 대규모 해양플랜트 손실까지 겹치며 지난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노조는 올해 임협 요구안으로 ▲임금인상 요구액 12만7560원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금 250%+α ▲노후연금 현실화 ▲사내복지기금 출연 ▲통상임금 1심 판결 적용 ▲임금·직급체계 관련 노사 공동위원회 구성 ▲성과연봉제 폐지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처우개선 등을 사측에 전달한 바 있다.
 
한편 노사관계 악화 속에서도 선박 수주, 실적 등 외부 상황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등 고강도 개혁 작업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LNG선과 유조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상선 중심의 수주로 수주고를 채워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로부터 11억달러 규모의 초대형컨테이너선 9척을 수주했다. 옵션까지 포함할 경우 총 17척으로 20억달러 규모다.
 
이와 함께 조선사업부 적자폭 축소, 정유사업부의 정제마진 개선 등을 통해 올 2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은 7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집행부가 울산 조선소 정문 안쪽에서 올해 첫 번째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근투쟁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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