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대표 펀드에 자금 집중

10개 상위권 펀드 설정액 절반…KB운용 점유율 22% 1위

입력 : 2015-07-15 오후 4:21:07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체 퇴직연금펀드 가운데 상위 10개 펀드 설정액이 전체의 절반을 웃돌 정도로 대표펀드에 자금이 집중한 것이다.
 
15일 NH투자증권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10일 현재 전체 392개 퇴직연금펀드 중 상위 10개 펀드 설정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6%다. 특히 KB자산운용의 'KB퇴직연금배당40펀드'와 한국투자밸류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펀드' 등 두 펀드의 전체 비중이 34%에 달했다.
 
KB운용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은 총 1조6363억원으로 전체의 22%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했다. 올 들어 몰린 자금만 5370억원이다. 2009년 이후 지난 2011년, 2013년을 제외하곤 매년 두자릿수 성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이어온 것이 입소문을 탄 결과다. 이 펀드의 직전 5년간 평균 수익률은 13.74%, 연초 이후 수익률은 7.66%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펀드'도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담고 있다. 한국밸류 운용철학에 맞게 가치주펀드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이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2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연평균 수익률(0.70%)이 0%대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환매로 돌아선 탓이다.
 
이밖에 신영자산운용의 '신영퇴직연금배당40펀드'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퇴직연그코리아대표40펀드'가 3000억원대 설정액을 유지하며 연초 이후 3%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40펀드'가 같은 기간 7%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 5위권에 들었다.
 
전문가들은 성과가 공시되는 펀드의 특성상 대표펀드에 대한 자금쏠림은 있게 마련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퇴직연금펀드뿐 아니라 대부분의 펀드가 과거 성과에 따라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히려 펀드 대형화로 이들 펀드가 기업경영개선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펀드 가입 대상자가 대부분 근로자다보니 펀드상품에 대한 정보가 적을 수밖에 없고 권유자 의사의 높은 반영이 불가피하다"며 "펀드판매자 입장에선 검증된 펀드를 제시하는 게 변동성과 수익률 측면에서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순위 변동은 당분간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부터 퇴직연금의 원금비보장자산 총 투자한도가 70%로 확대되면서 퇴직연금펀드 시장에도 한 차례 대변화가 예상되지만 새로운 상품 보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퇴직연금펀드가 채권혼합형인 가운데 국내주식형 상품 보완으로 기대수익을 내기는 한계가 있어 해외자산형 상품 보완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장기투자를 전제로 운용하는 퇴직연금 상품인 만큼 리스크관리가 우선이기 때문에 출시는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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