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SK텔링크의 불법 텔레마케팅(TM) 관련 심결을 또 한번 미뤘다.
방통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TM 과정에서 발생한 SK텔링크의 휴대폰 불완전판매 등 불법행위에 대해 피해회복 조치를 우선 살핀 뒤 8월 중순 경 제재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처럼 SK텔링크의 심결이 연기된 것은 지난 6월11일 전체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은 “SK텔링크가 자사 서비스를
SK텔레콤(017670)의 것처럼 오인케 하거나 중요사항을 미고지해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과 3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책정했다.
그러나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약정 요금할인을 단말대금 할인액으로 바꿔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차액이 발생함에도 공짜폰인 것처럼 속인 뒤 추후 대금을 청구하는 등 행위의 중대성이 크다”며 소비자 피해회복 조치 이후로 과징금 의결을 미뤘다.
이후 SK텔링크는 방통위 사무국 측에 차액 보상 용의가 있음을 보고했지만 16일 상임위는 구체적인 피해회복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난번 회의를 연기한 것은 구체적인 보상계획을 마련할 시한을 주기 위해서였는데 현 상태에선 구체화된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재홍 상임위원은 “방통위가 제재를 할 때 과징금만 부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피해자 구제책을 포함해 후속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은 특히 고령층 피해자가 많아 구제조치를 개인에게 맡길 경우 소송 비용 및 시간 등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견진술차 회의에 참석한 SK텔링크 관계자는 “지난 회의에서 나온 지적 사항을 반영해 법률검토를 했고 보상과 관련해 내부 논의를 거쳤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피해자 2168명에 대해 약정기간 24개월에 12개월을 추가해서 36개월 단말기 할부금과의 차액을 보상한다면 2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해당 방안이 적절한 지는 검토가 필요하지만 피해회복 방식을 방통위가 정할 수는 없다”며 “2주 시간을 줄테니 구체적인 보상 조치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이 사건의 경우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회복 여부가 중대한 위반행위 판단의 한 요소”라며 “방통위가 피해회복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겠지만 스스로 피해자에 대한 구제조치를 했는지 여부는 충분한 양형사유”라고 설명했다.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사진/뉴스토마토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