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총, 치열한 공방 끝 삼성의 완승으로 마무리(종합)

입력 : 2015-07-17 오후 6:13:14
지난 5월26일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028260)이 합병 결의를 발표한 후 53일 만에 마침내 양사의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주총장에서는 합병안 찬성과 반대를 놓고 장시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지만 결과는 삼성의 완승이었다. 엘리엇은 법적 소송에 이어 주총에서도 주주제안 한 안건이 모두 부결되며 삼성 측에 완패했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제1호 의안인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찬성률 69.53%로 승인했다. 의결권 있는 주식의 주총 참석률은 84.73%다.
 
합병안 가결을 위해서는 최소 55.71%의 찬성표가 필요했지만 삼성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70%에 가까운 우호지분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엘리엇이 소유한 7%대의 지분을 제외하면 10% 미만의 투자자들만이 반대표를 제출한 것이다.
 
이날 주총장은 세간의 관심을 반영하듯 이른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당초 이날 주총은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른 시간부터 1000여명의 주주들이 몰린 데다 주주명부 확인과 위임장 중복 여부 등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지연돼 약 4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1호 안건인 합병 결의안 처리 과정에서는 찬성과 반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엘리엇 측 최영익 변호사는 “대다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면서까지 일부 주주들에게만 혜택을 부여하는 이번 합병은 전적으로 불공정 하다”며 “현명한 판단과 반대표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일부 주주들은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며 “합병을 철회하고 비율을 다시 조정해 합병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합병을 찬성하는 주주들은 국익 보호 차원에서 엘리엇의 반대 입장에 동조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강조했던 합병 시너지 효과를 위해 합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합병안 가결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1일자로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하게 됐다. 통합 삼성물산은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그룹 순환출자 구조도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주총이 마무리된 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CEO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이번 합병을 통해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됐다”며 “양사의 사업적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회사의 가치를 높여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약속한 주주친화 정책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가는 한편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경영을 해 나가고 사회 공헌에도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일모직도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삼성물산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결의안 투표에 대한 개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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