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알파)회계부정 미리 알려주는 '벤포드의 법칙'

입력 : 2015-07-20 오후 1:46:29
기업이 회계 수치를 조작하고 있어도 개인투자자들은 알 도리가 없다. 사실을 알았을 때는 너무 늦어버리고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 뒤다. 이럴 때 미리 신호라도 알 수 있는 방법 없을까.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치뱅크가 간단한 요령을 제시했다. 비록 구체적이진 않아도 최소한의 징조를 알 수 있는 방법이다. 벤 포드의 법칙을 이용하면 된다.
 
물리학자 프랭크 벤 포드의 이름을 딴 이 법칙은 주가, 출생률 같은 실생활에서 수집한 데이터에서 첫번째 자리 숫자로 '1'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2에서 9까지의 숫자로 시작하는 수치는 빈도수가 적으며 숫자가 커질수록 빈도수가 낮아진다.
 
예를 들면 20개의 주식을 무작위로 고를 경우 벤포드의 법칙에 따르면 이 중 약 30%(6개종목)주가가 1(110달러, 130달러, 15달러 등)로 시작한다. 첫 번째 자리가 2, 3, 4 등의 숫자로 시작될 빈도수는 9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낮아진다. 실생활의 데이터로 확장시킬 경우 첫 번째 자리가 9일 확률은 5%도 안된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설명했다.
 
이 법칙은 다양한 데이터(주소, 사망률, 전기요금 등)에 적용한 결과 작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학자들도 그 이유를 완전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이 법칙을 활용함으로써 피해야 할 기업을 찾아내는 데 유용하다는 게 도이치뱅크의 주장이다. 
 
실제 도이치뱅크는 보고서에서 벤 포드 법칙을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에 적용했더니 잘 작동했다고 밝혔다. 전체 수치 가운데 첫번째 숫자가 1인 경우가 60%를 넘거나 1에서 9의 숫자가 같은 비율로 나타날 때 회계부정의 신호로 간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어 "수치들이 조작된 것이 아닐지라도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기업들은 시장대비 저조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기업은 멀리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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