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살살 아프고 만성 변비 또는 설사에 시달리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여름철 찬 음식을 먹거나 에어콘 바람에도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악화되기 일쑤다. 김재규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08년 약 149만명에서 2012년 약 162만 명으로 4년 새 13만명이 증가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변비나 설사를 동반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사진/뉴시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구조적인 이상이나 생화학적인 이상이 없기 때문에 기능성 질환이라고 불린다. 주된 증상에 따라서 복통, 설사, 변비,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발생하는 경우의 네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복통 또는 불쾌감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주로 하복부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식사를 많이 하거나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에 종종 증상이 발생한다. 대변 또는 가스를 배출한 후에 복통이 호전될 수 있다.
배변 습관의 변화도 대표적인 증상이다. 총알처럼 덩어리 진 대변, 묽은 변 또는 물설사, 배변시 과도한 힘주기, 잔변감의 증상 또는 하얀색의 코 같은 점액이 대변에 섞여 나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의심된다.
복부가 팽만감, 가스가 찬느낌이 있거나 메스꺼움, 구토, 속쓰림과 같은 상부 위장관 증상 및 피로감, 빈뇨, 잔뇨감 등의 위장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내장 감각의 과민성 증가, 위장관 운동성의 변화, 위장관 팽창도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스트레스, 심리적 요인, 장관의 염증 등에 의해서도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여러 검사를 실시해도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발열이나 심한 복통, 점액변 등 급성 장염을 시사할 만한 소견이 없고, 혈변이나 체중 감소 등의 경고 증상을 동반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특정한 음식을 섭취한 후에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음식물 섭취와 증상에 대한 일기를 기록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카페인, 술, 지방식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양배추, 콩과 같이 대장에서 발효돼 가스를 많이 형성하는 음식도 피해야 한다. 고칼로리 음식의 과식, 탄산음료는 장관을 자극해 복통의 원인이 된다. 흡연, 껌 등을 피해야 하며 식사를 급히 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
식사는 소량씩 자주 먹으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면 대변 양이 증가하고 부드럽게 돼 변비가 호전된다.
스트레스도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유발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주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에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 여러 가지 약제들을 사용하게 된다.
설사가 주된 증상인 경우에는 장운동을 감소시키고 장내 수분의 흡수를 증가시키는 약제를 쓰게 된다. 답즙산을 흡착하는 약제의 처방도 고려된다. 변비가 주된 증상인 경우에는 흡수가 되지 않는 탄수화물, 마그네슘이 포함된 설사약 등을 사용한다.
김재규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기능성 장애이기 때문에 대장암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며 “만성적인 불편감은 있으나 수명이 줄거나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상생활에서 불편함과 의욕상실 등을 초래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식사요법과 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병을 키우지 말고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